튀니지의 작은 도시 마디아. 파트마와 두 딸 나제와 와페는 결혼식에서 노래를 하는 마슈타트이다. 자매는 상반된 길을 걷는다: 이혼한 나제가 오빠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고자 재혼하려고 애쓰는 반면, 와페는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하기를 바란다. 파트마는 둘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가며 언젠가 상황이 더 나아지길 기도한다.
권위적인 오빠에게서 벗어나고자 재혼 상대를 찾는 나제와 학대하는 남편과 이혼하기를 소원하는 와폐는 엄마와 함께 결혼식장에서 노래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다. 신나게 울리는 노랫소리. 그러나 도자기 인형같이 완벽한 메이크업에 육중한 결혼 예복을 입고 단상에 세워진 신부는 결혼식을 통과해야 할 성인식처럼 겪고 있는 듯하다. 벤 슬라마 감독은 영화 대부분의 순간에서 남성들을 프레임 밖에 두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녀들의 운명 결정권을 쥔 듯한 남성들은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리하여 비로소 가부장제 사회의 가장자리로 배제되어 보이지 않던 그녀들이 영화 프레임 속에서나마 오롯이 주인공이 된다. (조명진)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