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커플 디에고와 세이지는 조용한 고급 에어비앤비에서 휴식을 취하며 관계를 회복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공간은 또 다른 커플, 매트와 신과의 이중 예약으로 인해 네 사람이 함께 머무는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처음엔 젊고 유쾌한 인상을 주던 매트와 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 개방성과 교묘한 언행, 은밀한 거짓말을 드러내며, 디에고와 세이지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고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이 불편한 동거는 충돌로 이어진다. <죽음의 호수>는 1980년대 서스펜스 스릴러에 대한 향수를 세련된 감각으로 되살려낸 에로틱 스릴러로, 현실적인 설정과 감정의 미세한 균열을 포착하는 정교한 각본이 돋보인다. 장난스럽고 도발적인 매트와 신, 점차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디에고와 세이지의 대비는 긴장을 한 층씩 쌓아 올리며, 심리적 충돌에서 육체적 공포로 나아가는 전환을 유려하게 완성한다. 이 영화는 가능한 사전 정보 없이 감상할 때 그 진가가 더욱 발휘된다. 단 하나 확실한 건, <죽음의 호수>는 세련된 스릴러의 외피를 입고 서서히 본격 호러로 치닫는 작품이라는 점. 장르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매혹적 불편함이 기다리고 있다. (남종석)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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