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운 중국. 축구를 좋아하는 샤오양은 축구반에 들고 싶지만, 교사인 아빠는 공부나 하라며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 옆집에 사는 할아버지가 그런 샤오양을 격려하며 축구연습을 시켜주겠다고 나선다. 전통공연 배우인 엄마는 늘 바쁘고, 그 사이 학교로 부임한 임시교사에 호감을 느끼고 시작된 아빠의 짝사랑을 눈치챈 샤오양은 둘을 미행하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데…. <여름의 끝>은 5학년인 샤오양의 시선을 통해 각각 한 세대를 대표하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인생을 포착한 따듯한 영화다. 자식과 화해하지 못하고 인생의 황혼을 홀로 보내는 할아버지와의 우정, 그리고 늦게 찾아온 사랑에 들뜬 아버지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1998년 여름에 겪었던 상실과 성장을 다룬다. 중국 출신으로 미국 AFI에서 연출을 전공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로우예 감독의 <스프링 피버>에 출연했던 장송원과 저우탄이 나란히 소년의 부모로 출현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영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