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은진은 절대적으로 여한만을 사랑한다. 여한은 언제나 지식만 사랑하고, 은진과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한다. 여한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채우기 위해, 예민과 이윤을 함께 만나는 은진. 예민은 섹스만 즐기며 다른건 관심조차 없고, 다정하고 섬세한 이윤은 은진과 정신적인 교감은 하지만, 서로 아무 느낌이 없다. 학창시절 같은 동네 농구팀이었던 여한, 이윤, 예민은 오랜만에 뭉친다. 화려한 플레이로 농구게임을 즐기던 세 사람은 쉬는타임때 각자 핸드폰으로 은진과 연락 하게 되고, 예민에게 전송된 은진의 사진을 보고는, 서로 말없이 번갈아보며 어색하게 웃기만 한다. 예민은 쿨한만남을, 이윤은 커밍아웃을, 여한은 자립만이 살길이라며 '혼자병법' 책을 건네고 떠나간다. 필요에 의해 지속되었던 만남은, 정신독립의 중요성이 부각된 채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