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와 살바도르는 아버지를 앗아간 교통사고의 주범을 찾아 멕시코 북부를 횡단하는 여행에 나선다. 비록 의붓동생 파울라의 동행은 계획에 없었고, 오랫동안 그리던 통쾌한 복수는 뜻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이 여정이 끝나면 이들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나 아리아가, 산티아고 아리아가 남매의 첫 장편 영화 속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본 풍광과, 함께 경험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녹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버지 기예르모 아리아가(<토미 리 존스의 쓰리 베리얼>, <바벨>)가 극본을 쓰고, 자녀들이 메가폰을 잡은 <하늘을 달려>는 범인을 추격하고 복수를 꾀하는 로드 무비의 외양을 취하고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가슴 저미는 성장 영화다. 활짝 열린 하늘 아래 펼쳐진 길 위를 달리면서 어느새 영화의 주제는 복수에서 속죄로 변주되고, 원수를 용서하는 것만큼이나 상실의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아이들은 훌쩍 자란다. (박가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