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적 에로스>(1974)와 <천황의 군대는 진군한다>(1987)로 알려진 일본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가 오사카 센난 지역의 석면 피해자들을 십 년 이상 기록했다. 석면 피해 노동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긴 법정 분쟁이 있었다. 여기에는 일제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온 한국인과 그들의 가족들도 있다. 석면의 치명적 위협을 알고 있었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 정부는 규제를 풀었고 대응책은 뒷전이었다. 정부를 믿었던 이들은 마음을 추스르며 싸움에 나선다. 감독은 관객이 인물에 동화되어 분노하거나 감정적인 고양을 경험케 하는 대신, 인물과 간격을 두고 관찰함으로써 이성적으로 상황을 이해하게 한다. 인내력을 시험하는 이 사건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위안부, 세월호,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사람들이 죽어가는 사이에 사과와 보상은 지연되고 있는 일이 세상에는 많기 때문이다. (정민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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