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으로 파견된 스웨덴 대사관의 1등 서기관, 보리. 그의 금발 머리는 평양의 검은 머리 물결 속에서 단연 돋보인다. 외교관이라는 신분은 그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늘 감시의 대상이 되게 한다. 그런 그가 평양 시민인 교통보안원 복주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아슬아슬한 밀회이다. 본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은 보리. 국경과 체제, 이념의 벽을 넘어 이어지는 둘의 만남은 정해진 이별을 앞둔 만큼 더욱 애틋하고 간절하다. 그러나 어느 날, 낯선 남자가 그 둘의 관계를 포착한 후 복주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새해를 앞둔 추운 겨울날, 보리는 그에게 남은 시간을 뒤로한 채, 복주를 찾기 위해 나서고,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통역관으로 함께했던 리명준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 시작한다. 새해를 맞이하는 평양, 보리와 복주는 다시 그 광장에서 다시 마주칠 수 있을까?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지원작인 <광장>은 회색빛의 삭막한 도시, 평양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위태롭게 피어난 감정을 애니메이션으로 탁월하게 표현해낸 작품이다. 억눌린 정서와 체제의 무게 속에서도 피어나는 보리, 복주, 명준 세 인물의 인간적인 감정을 그려내며, 감시와 고립의 도시 한가운데서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를 펼쳐낸다. (김관희)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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