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전쟁고아 및 장애아를 입양보내는 사업으로 인해 우리에게 알려진 홀트 아동복지회와 말리 홀트 여사의 말년을 다루는 이 영화는 단순히 박애주의에 입각한 한 독지가의 이야기가 아닌, 장애우와 더불어 늙어가며 희노애락을 겪는 한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오가며 마치 모자이크를 짜맞추듯 그녀의 삶을 재구성한다. 대부분 스틸 이미지로 구성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녀의 삶의 한자락을 들여다보는 듯 생생한 구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사진의 힘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새삼 숙고하게 만든다. 고통도 기쁨도 고스란히 감당하며 낮은 곳을 향해 있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남루하고 보잘 것 없는 것,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이 마음으로 스며드는 영화. [2022년 제22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