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8월 15일, 인도가 독립하던 순간 1,001명의 아이들이 태어난다. 같은 병원에서 자정에 태어난 살림과 시바는 운명의 장난으로 부모가 뒤바뀐다. 지독한 가난과 방랑에 허덕이는 시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아버지의 냉대에 신음하는 살림. 두 사람의 유년은 몇 번의 교차점을 지나 각자의 방향으로 뻗어간다. 철저하게 고립된 삶을 살던 살림은 어느 날 자신과 함께 자정에 태어난 ‘한밤의 아이들’을 소환할 수 있는 초능력이, 더 나아가 ‘한밤의 아이들’이 자신처럼 모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든 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의 살림과 싸움에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시바의 대립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격해진다. ‘뿌리’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이 영화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의 근대사를 무국적 세계관과 복잡한 가계도를 가진 살림의 역경과 자각을 통해 축약했다. 이례적으로 세 번이나 부커상을 수상한 살만 루슈디의 환상적인 걸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