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다큐멘터리. 2004년 선댄스영화제 표현의 자유상. 1992년 봄, 나(김동원)은 출소 후 갈 곳이 없던 비전향장기수 조창손, 김석형을 내가 살던 동네인 봉천동에 데려오는 일을 부탁받는다. 나는 그들이 북에서 내려온 간첩이라는 사실에 낯설음과 호기심을 갖고 첫 대면을 하게 된다. 한 동네에 살면서 난, 특히 정이 많은 조창손과 가까워지고 이들의 일상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게 된다. 하지만, 내 아이들을 손자처럼 귀여워하는 모습에 정을 느끼는 한편 야유회에서 거침없이 ‘김일성 찬가’를 부르는 모습에선 여전한 거부감을 확인하기도 한다. 얼마 후 조창손은 고문에 못 이겨 먼저 전향한 동료 진태윤, 김영식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 전향자들에게는 떳떳치 못한 자괴감이 깊게 배어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난 이들의 송환 운동에 도움이 되고자 장기수들의 북쪽 가족을 촬영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입국 절차가 무산되고 되려 허가 없이 영화 제작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는데, 대신 이 사건을 계기로 장기수 할아버지들과 나의 친밀감은 두터워지게 된다. 1999년부터 본격적인 송환 운동이 시작되고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함께 송환 운동은 급물살을 탄다. 송환이 현실이 되자 남쪽이 고향인 장기수들, 옥중에서 전향을 하여 북으로 갈 요건이 안 되는 이들, 결혼을 발표하여 동료들의 비난을 받는 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갈등 상황이 빚어진다. 송환을 앞두고 조창손은 30년 전 체포되었던 울산을 찾아가 죽은 동료의 넋을 달래고 그의 가족에게 전해 줄 흙 한 줌을 퍼 간다. 그리고, 비전향장기수 63명은 2000년 9월 2일 북으로 송환된다. 이제는 자료 화면들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그들. 나는 아직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그들을 만나러 갈 수 없고, 오랜 고문에 쇠하고 연세도 많은 그들 또한 더 이상 남측과 교류하지 못한 채 돌아가실지도 모른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감상 가능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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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
4.5
극장 문 나설 때의 느낌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듯.
다솜땅
3.0
당시에 민감한 문제들을 이제 보니.. 이해가 되었다. 그들도 가족이 있는데... 물론 그들의 상황을 무기로 삼는 북의 태도,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북측에 억류되어있는 것은 안타갑지만, 조속히.. 남북이 더 가까워졌으면 한다. #19.9.30 (1281)
황재윤
4.5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다를 수 있는 경이.
샌드
4.0
국내 다큐멘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일 <송환>은 제겐 작품의 접근 방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애초부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하는 환경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상황이 먼저 생긴 뒤 이를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면서 그 뒤에 펼쳐지는 수많은 이야기를 마치 흘러가듯 담은 점이 흥미롭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누구보다도 곁에서 하나하나 기다리고 공들이면서 실상을 섬세히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제작의 훌륭한 지점이 있습 니다. 쉽게 다루기 힘든 얘기면서 보는 동안 동의하는 면도 동의하지 않는 면도 있었는데, 이 영화의 가장 확실한 점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사람이겠구나란 점이었습니다. 체제를 소재로 담은 다큐멘터리면서도 내레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메세지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영화 자체도 면피하지 않고 중심으로 직접 들어간다는 면에서 만든 사람의 확신이 보입니다. 그 확신이 영화를 보는 데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하는 쪽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이 이야기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나 생각할 점이 정말 많은 영화인 건 확실합니다.
Jay Oh
3.5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다 사람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너무나 진실되게 다가와 괜히 부끄러워진다. A gaze, determined to see people.
ㅠㄹ
4.5
그 슬픔을 희극으로 그려냄에도, 슬픔의 길을 완벽히 지울 수는 없기에.
이규민
4.0
사상보다 인간이 먼저다.
김남수
4.5
이런 곳에도 시선을 머문 누군가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우리를 감싸는 광기 속에서 제발 살아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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