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의 잃어버린 목걸이

Le Collier Perdu De La Colombe
1990 · 이탈리아, 프랑스
전체
평가하기
4.0
평균 별점
(5명)
나세르 케미르 감독의 사막 삼부작 중 두 번째 영화로 <천일야화>의 영화판이라 기꺼이 부를 수 있을 만큼 황홀한 영상미가 압권이다. 사라진 원고를 찾는 하산의 여정은 고대설화가 주는 신비로움과 이 지역 특유의 문화적 정취를 물씬 자아낸다. 영화는 11세기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쟁의 고통과 사랑이 전하는 진리는 시공을 초월함을 보여준다. 사막 삼부작의 1부와 3부에 해당하는 <사막의 방랑자들>과 <밥아지즈>는 각각 2005년과 2006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디지털 삼인삼색 2008> 참여감독 가운데 하나인 나세르 케미르가 관객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로 선택한 작품은 그의 1990년 작 <비둘기의 잃어버린 목걸이>이다. 영화는“알 안달루스는 그 겹겹이 쌓인 잔해에도 지칠 줄 모르는 희망을 우리에게 안겨준다”는 이슬람계 프랑스 학자인 자크 베르크의 말에서 시작한다. 알 안달루스는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하고 붙인 이름으로 그 시대 번영한 화려한 문화는 이슬람권 국가의‘잃어버린 천국’으로 기억되고 있다. 감독은 알 안달루스 시대 씌어진 연애담의 고전인 이븐 하즘의『비둘기의 목걸이』를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로 가져왔다. 서예를 공부하는 학생인 하산은 어느 날 사랑에 관해 씌어진 책의 낱장을 발견한다. 낱장이 찢겨나간 책을 찾으면‘진정한 사랑’의 비밀을 알 수 있다고 믿은 그는 사막으로 떠난다. 그 곳에서 신비한 여인 아지즈를 만나지만, 전쟁으로 인해 그녀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책과 함께 역사 가운데 비밀스럽게 잠겨버렸다. 그 찰나의 만남은 책 속 꿈과 사랑의 이야기와 조응하며 현실과 환상 사이 경계를 지워버린다. 연애담과 아름다운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그 어느 때보다 낭만적이던 시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믿지 않은 하산의 이야기는 마치 전설을 듣는 것처럼 아득하다. 글자는 눈에 보이는 세계와 숨겨진 세계 사이의 연결고리라는 하산의 스승의 말을 떠올린다면 사랑과 삶의 비밀은 한 권의 책 혹은 하나의 글자 안에 있을 것만 같다. (전주국제영화제 - 이지영)

출연/제작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2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