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커플의 키스, 하지만 이어 여자는 납치되고 남자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광란의 추격 장면으로 가득한 극적인 구조 스토리가 시작된다. 관객은 지구의 중심과 적의 본부로 이끌린다. 표면적으로 <패스트 필름>은 간단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목할 점은 영화 속의 모든 장면은 영화의 역사에서 300편의 다른 영화에서 가져온 것이며, 영웅적 인물의 정체성은 영화의 편 수 만큼 동일하게 바뀐다. 하지만 버질 위드리치의 데뷔작인 <카피 샵>(2001)에서 처럼 <패스트 필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제작에 사용한 놀라운 기술이다. 6만 5천 장의 인쇄된 이미지들이 사용되었다. 종이는 비행기, 기차 등과 같은 수 천개의 사물로 접혀 복잡한 광경으로 배열되고 나선 단순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이어 컴퓨터로 개별적 이미지를 구성했다. 적어도 세 개의 다른 이미지, 즉 배경과 전경의 이미지 그리고 중간 영역이 개별 프레임을 완성해 내는데 사용되었다. 특정 장면에서는 30개의 시각적 층이 사용되기도 했다. <패스트 필름>의 빠르고 격앙된 이야기는 종이로 만든 사물의 표면위에 펼쳐진다. 영화를 볼 때 마다 새롭게 찾아 낼 수 있는 새로운 디테일들이 있을 만큼 프레임의 표면에는 수 많은 것들이 변화한다. 액션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하려던 원래의 의도는 영화가 가진 밀도 때문에 이 영화 자체가 액션 영화라는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무성영화로 부터 오늘날의 할리우드에 이르는 영화사를 거친 여행은 14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데, 이는 진정한 빠른 영화로 이 보다 맹렬함을 보여 줄 작품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피터 체르카스키) (2020년 제17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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