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귀신>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공존’처럼 익숙함과 낯섦이 뒤섞인 작품이다. 장르조차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독창적이지만 관객을 놀라게 해 줄 흡입력이 있는 데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젊은 여자 귀신 낫(다위까 호네)은 죽음을 거부한 채 진공청소기에 빙의하여 남편 마치(모스트)를 찾아간다. 그러나 남편의 가족은 두 사람의 재결합을 완강히 반대한다. 그러던 중 그녀의 ′쓸모′를 발견하면서 마지못해 그녀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태국 곳곳을 떠도는 원혼들의 정체를 밝혀내고, 그들을 사후세계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하지만 그 원혼들은 지난 70년간 태국의 더딘 민주화 과정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영혼이었다. (박성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