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킴벌리 경은 영국 첩보(S.I.S. 일명 M.I.6)의 장이자 귀족이며 영국내에서도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이었지만 소련과 내통해 온 소위 두더쥐였다. 이 사실이 탄로나자 킴벌리는 처자를 버리고 소련으로 망명, KGB의 보호 감호 속에 십여 년을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KGB는 그를 강제로 성형수술시켜 세르게이 쿠즈민스라는 새인물로 만들고, 킴벌리는 간경화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만든 다음, 그를 쿠즈민스키라는 주 영소대사관 상무관으로 변신, 영국에 부임시켜 특수 임무를 수행하라고 한다. KGB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킴벌리가 망명에 앞서 자신이 망명한 후 소련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소련측에게도 치명적인 비밀 즉, 재영소련 간첩 조직에 대한 봉급표, 즉 간첩 명단을 영국내 모처에 몰래 숨기고 왔기 때문이다. 킴벌리는 KGB와의 타협으로 이 명단(봉급표, 킴벌리문서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운다)을 찾아 보리스(KGB요원)에게 넘기면 스위스로 가서 그곳 비밀구좌에 든 거액을 가지고 여생을 사는 흥정을 하고 영국으로 떠났지만 KGB가 그 약속을 이행할 리가 없으리라고 생각, 공항에서 보리스 일행을 따돌리고 영국에 망명한다. 영국 경찰의 보호를 받던 중 쿠즈민스키(킴벌리)는 보호를 벗어나 도망쳐, 영국 비밀첩보부장 스케이스 제독을 직접 찾아간다. 그리고는 자신이 킴벌리의 심부름을 왔는데 소위 명단과 돈을 맞바꾸자고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