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라져 버린 영화들, 전설이 되고 소문이 되고, 조각난 이미지가 되어 유령처럼 떠돌던 그들이 언젠가부터 돌아오기 시작하고 있다. 발굴과 수집, 복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하나 둘 돌아오고 있는 영화들, 그 중 일부는 여전히 훼손되고 온전치 못한 모습이지만 그렇게 사라졌던 한국영화의 유령들이 지금 귀환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김종관 감독의 4편의 옴니버스 은 한국영화의 잊혀진 시간을 기억하고 복원하려는 한 영화기관에 관한 기록인 동시에 유난히 비어진 부분이 많은 한국영화사에 관한 영상으로 쓰는 단상들이기도 하다. ‘사라진 한국영화’라는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한 남자의 백일몽과도 같은 환상기행 을 비롯해 그리고 까지, 발굴, 복원, 보존, 상영을 키워드로 한 네 편의 단편과 함께 아카이브를 떠도는 ‘한국영화’라는 이름의 유령들과 함께 하는 조금은 낯설고 기이한 여정을 떠나보자.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