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막신 나무
L'albero degli Zoccoli
1978 · 드라마/역사 · 이탈리아
3시간 6분

19세기 말 이탈리아에는 가난한 소작농이 매우 많았다. 바티스티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바티스트는 신부님의 권유로 아들을 학교에 보냈지만 가난한 그가 아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너무나 큰 희생이 따라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아침 7마일의 거리를 걸어서 등교하던 아들의 신발이 부서져 버렸다. 아들에게 새 신발을 사줄 능력이 없는 바티스티는 지주의 나무를 베어 아들의 나막신을 만들어 주다가 지주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마을에서 쫓겨나게 된다.
폐허 위에 세워진 또 하나의 신앙
‘28일 후 트릴로지’ 패키지 30% 할인 중!
왓챠 개별 구매
폐허 위에 세워진 또 하나의 신앙
‘28일 후 트릴로지’ 패키지 30% 할인 중!
왓챠 개별 구매
Jay Oh
4.0
일상을 깎아내니 드러나는 삶. 삶을 깎아내면 기적이 드러나야 할텐데. Life, carved from the days and nights.
Dh
3.5
연명을 하기위한 그들에게 고단한 노동은 숙명과도 같아 보인다. 좀처럼 보이지 않는 희망을 쫓다 #하얀빵
Ordet
5.0
에르만노 올미의 <나막신 나무>(1978)는 개인적으로 영화 사상 가장 아름다운 작품 중의 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지인이 과거에 국내에 수입한 작품이라서 뭔가 각별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영화다. 나도 올해에서야 이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봤다. 이전에 EBS에서 유일하게 봤던 엔딩을 스크린으로 보는 순간은 먹먹하고 숨이 멎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영화 예술의 극치라고나 할까. 예전에 엔딩을 봤을 때도 그랬지만 허우 샤오시엔의 <비정성시>(1989)가 가장 많이 떠오르고 이광모의 <아름다운 시절>(1998)은 이 장면을 참고한 것 같다. <나막신 나무>는 19세기 말 롬바르디아 베르가모 지방의 소작농의 삶을 그린 영화로 네오리얼리즘의 결정판이자 한 편의 영상시다. 놀랍게도 빼어난 영상미를 지닌 이 영화의 촬영을 올미 본인이 했는데 첫 쇼트부터 마지막 쇼트까지 모두 아름답고 버릴 쇼트가 없다. 밀레나 고흐의 그림 속에 등장했던 농민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고(밀레의 ‘만종’을 참고한 것 같은 장면도 등장하는 등 회화가 떠오르는 순간도 많았고) 영화를 보면서 테렌스 맬릭의 <천국의 나날들>(1978), 마누엘라 세라의 <사물의 움직임>(1985),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행복한 라짜로>(2018), 일부 파졸리니의 영화들도 떠올랐다. <행복한 라짜로>를 처음 봤을 때 이미 올미를 떠올렸었는데 <나막신 나무>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일상 묘사 장면은 로르바케르가 거의 그대로 가져다가 쓴 것 같다. 이 영화는 비록 가난하지만 지주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존엄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농민들의 희노애락을 계절의 변화와 함께 감동적으로 그린다. 그들의 일상과 함께 흘러나오는 바흐의 음악은 일상 속에 깃든 신성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실제로 베르가모 지방의 농민들을 캐스팅해서 만든 이 영화는 시종일관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사실감으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농민들의 표정 하나 하나가 전부 살아있으며 영화가 끝나고 나도 그 표정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영화의 압도적인 엔딩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단언컨대 이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영화 사상 가장 훌륭한 장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바티스티 가족이 농장을 떠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 영화는 끝난다. 거의 무성영화를 방불케 하는 침묵이 몇 분 동안 이어지는데 절제된 카메라의 시선이 화면 속에서 말해지지 않은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만들며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지주의 소유물인 소와 송아지를 관리인에게 빼앗긴 뒤 수레에 물건을 싣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와 자녀들, 부인을 태운 채 말을 끌면서 농장을 떠나는 바티스티의 모습을 카메라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바티스티 가족과 함께 농장에 사는 다른 가족들도 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누구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누구는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고요하고 침묵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다른 가족들이 바티스티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과 바티스티가 떠날 채비를 하면서 들리는 둔탁한 소리가 교차한다. 절제된 이미지와 사운드가 결합되어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지주의 횡포로 인해 떠나가는 한 가족의 모습을 올미는 묵묵히 바라보며 인간에 대한 존엄한 시선을 잃지 않은 채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보여준다. 실로 '영화는 세상에 대한 예의'라는 허우 샤오시엔의 말이 이탈리아의 위대한 감독을 통해 구현되는 순간이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고정된 두 개의 롱 쇼트가 연결된다. 카메라는 정지된 채 농장의 가족들이 집 밖으로 나와서 멀리 떠나가고 있는 바티스티 가족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서 카메라는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리는 가운데 어두운 풍경을 배경으로 바티스티 가족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포착한다. 수레에 매달린 등불만이 바티스티 가족을 비춘다. 이때 바흐의 음악이 마치 바티스티 가족을 위무하듯이 흐르기 시작한다. 꺼질 듯 말듯 흔들리며 바티스티 가족을 비추는 등불은 그들의 위태로운 삶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마치 이창동의 <밀양>(2007)에서의 마지막 장면의 햇빛과 같이 신의 자비를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올미는 한 역사를 바라보는 시적이고 숭고한 이미지로 영화를 끝맺는다. 그저 평범해보이고 단순한 일상의 삶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걸작인 <나막신 나무>를 많은 분들이 보시기를 바란다.
Cinephile
5.0
가난한 이웃을 사랑하며 청빈한 삶을 살라는 것이 정녕 성경에 적힌 신의 뜻이라면, 서민이 겪는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기득권이 지배하는 이 세상은 과연 신의 뜻에 합당한 것인가? 정치적 격문이 아닌 가난한 삶에 배인 신성한 운문으로 영화는 개혁을 읊조린다.
혁민
4.5
쇼트에 신성이 깃든다. 영화가 나에게 깃든다. 진리는 책이나 연설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 있음을 믿는 영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개구리개
3.0
소작농의 고통 관중의 양식이오 평온은 시간의 지옥
sendo akira
4.0
빈곤한 삶에 여정을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에 드리워질 지배층과 피지배층과에 괴리 이를 너무나 일찍 터득한듯한 그 슬픈 눈망울을 오롯이 바라봐야하는것만큼 마음이 쓰라려 오는것도 없다 긴 시간동안 꾹꾹 써내려간 버릴것 없는 모든 흔적에서 희노락보다는 홀로 남은 "애"가 그렇게 거대한 돌처럼 가슴을 후벼판다
outlet
5.0
소리도 없이 해가 솟는다. 보라! 묵묵한 것에 신성神聖이 깃든다.
더 많은 코멘트를 보려면 로그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