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트루드
Gertrud
1964 · 드라마 · 덴마크
1시간 57분

은퇴한 오페라 가수 게르트루드는 남편과의 애정 없는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때부터 그녀의 조용하지만 뜨거운 열정이 서서히 드러난다. 한정된 공간에도 불구하고 놀랄 만한 시각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으로 장 뤽 고다르는 이 영화를 일컬어 “광기와 아름다움이라는 면에서 베토벤의 최후의 작품들에 비견할 만하다”고 말한 바 있다. 1965년 베니스영화제 FIPRESCI 상 수상.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세밑 정동]
Dh
3.5
사랑과 사상이 부유하는 고독한 곳에 울려퍼지는 밤의 노래 #🕯🪞🕯 #서울아트시네마×칼 드레이어와 영혼의 스타일
Jay Oh
4.0
인간의 수난. 부디 사랑했길. The passion of people. May they have loved.
MayDay
4.5
“순수한 사랑을 원했지만 문을 두들긴 그들은 모두 목적이 가득한 사랑이란 뇌물을 들고 왔다” 무대 위 연극과도 같은 영화이다. 인물들은 서로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공허한 눈동자를 볼 수 있었음에 좋았다. 공간의 이동도 많지 않기에 카메라의 움직임 또한 상당히 정적이다. 인물들은 주로 앉아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화면도 외부 촬영이 아닌 이상 대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며 ‘게르트루드’의 우울함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돋보이며 영혼이 죽은 움직이는 육체만을 보여준다. 과거의 회상 혹은 자유로워진 느낌이 날 때 화면이 환하게 밝아지기 시작하며, ‘게르트루드’가 제일 동적이며 카메라 또한 그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는 동적성을 갖게 된다. 이것은 사랑으로 채워진 영혼을 보여주기에 알맞았다. 공간의 활용도 뛰어나다. 좁은 공간 속 비치는 그림자를 통해 표현을 하거나 거울 속의 비친 모습을 통한 대화를 볼 수 있으며 특히나 마지막 그녀의 방과 외부의 문과의 거리를 통해 그녀의 심리적인 외부와의 결여와 닫혀버린 문을 통해 더 이상의 사랑으로 인한 그녀를 열 수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놀랍다. ‘아네모네’의 꽃말은 ‘배신, 속절없는 사랑’이다. 그녀의 무덤 위에 이 꽃을 꺾어다 사랑의 책에 책갈피를 꽂을 사람은 또 누구일까.
JE
4.5
미니멀하지만 입체적인 공간에 납작하게 위치한 사람들, 회화적이면서도 어쩐지 부자연스러운 구도, 아득할 정도로 대비적인 현실과 추억의 명암, 또 그 추억이라는 플래시백이 문득 끼어드는 리듬, 무엇보다 감정적 상호작용에도 불구하고 기괴하다 싶을 정도로 서로 마주하지 않는 시선. 그런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영화의 공간, 인물, 감정을 비현실적 내지 초현실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사실 어휘가 부족해서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진 않는데, 비현실이나 초현실이라기보단 어떤 이질적인 현실, real과는 유리된 세계의 감각이었다. 무언가 질감이 느껴지지만 굉장히 단순화되고 외부와 단절적이면서 차폐적인 시공간. 그러나 그게 부정적이지 않고, 외려 기이한 정념을 이끈다. 그래서인지 이상하게도 홍상수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구상과 추상을 절묘하게 공존시키는 듯한 모든 요소들도 그렇지만, 특히 게르트루드가 호숫가에서 내연남 에를란드와 밀회를 나누고 떠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때 카메라는 이동하는 두 남녀를 끝까지 쫓지 않고 호숫가에 자리한 비너스(?) 조각상을 잠시 비추며 멈춘다. 마치 이들의 (에로스적인) 사랑을 말하면서도 불륜의 풍경을 조소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데, 명료하게 의미화되지 않고 얼마간 위트까지 머금어 보이는 사소한 숏의 움직임마저 홍상수의 스타일을 연상케 했다. 심지어 게르트루드라는 인물 자체도 마찬가지다. 게르트루드는 "사랑"이란 말을 연신 내뱉으며 그녀를 사랑하(했)거나 그녀가 사랑하는 세 남자 사이를 떠돈다. 그런데 다분히 이상적이기도 한 그녀의 '사랑'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역설과 갈망에도 불구하고 그 단어의 추상성만 현상될 뿐이다. 결국 영화는 이들 사이를 미묘하게 헛도는 게르트루드와 언어를 통해 감정적인 미로를 만들어낸다. 이는 홍상수 영화에서 종종 마주하는 풍경이 아닐까. 고독을 자처하는 한편 그로써 자기 완성에 이르겠노라는 엔딩 속 게르트루드의 모습 역시 (결은 다소 달라 보이지만) 홍상수 영화 속 여성들의 실존을 언뜻 닮아 보인다. 기묘한 시공간 속 기묘한 사랑, 도덕, 실존. 아름다움과 쓸쓸함. 지나치게 홍상수를 말하긴 했지만, 단조로운 표면에서 복잡한 정념을 끄집어내고 흐트려놓으며 이상한 숭고에 이르는 <게르트루드>는 (상투적이지만 드레이어의 영화에 어울리는 표현이니만큼 반복하면) 정말 초월적인 심상의 영화다.
석장군
3.5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 대화는 하고 있으나 눈을 마주치지 않는 연출 등 독특하고 아름다운 부분은 분명 있으나, 마지막에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는 게르트루드의 말이 공허하게 느껴진 이유는 가진 자의 투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 그래도 마지막에 나온 시는 아름다워서 메모 . "날 보세요, 아름다운가요?" "아니오, 하지만 사랑했소." "날 보세요, 젊은가요?" "아니오, 하지만 사랑했소." "날 보세요, 살아있나요?" "아니오, 하지만 사랑했소." . . 난 "하지만 사랑했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클로즈-업
4.0
사랑이 전부라는, 그녀 마음의 문고리를 돌린 남자는 없었다
혁민
4.5
쇼트는 천천히 쌓여가는데 사랑은 점점 스러져간다. 지금 스러져가거나 이미 끝나버린 사랑을 뒤늦게 되돌려 이야기해보는 일만이 무언가에 빗대어진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원관념에 가닿을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인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또 떠나는 동안 그들 사이의 마찰 또는 미끄러짐으로 사랑의 양상들을 다채롭게 제시하는 이 영화는 끝내 사랑-없음의 상태로 사랑을 이야기하기에 절대적인 사랑 영화가 될 수 있었다.
박상환
4.0
거울속에 자신을 가장 사랑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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