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범4.0*<그라운드제로로부터> 줄거리 서술 타래 1. 리마 마흐무드(Mahmoud Reema) <셀카> 바다에서 히잡을 두른 한 여성이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그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파괴와 파멸, 죽음이 자신의 삶을 삼키고 있다고 말한다. 전투기와 미사일 소음이 하늘에서 진동하며, 텐트에서 취침하고 있으며, 매번 공중화장실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여자는 피로와 불면증을 감추려 화장을 하고, 매일 밋밋하고 낯선 차 한 잔을 한다. 자신이 살던 집은 폭격에 의해 폐허가 되었지만, 다시 찾아간 집에는 고양이 리마가 숨어 생존한 상태였다. 시장은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과 비싼 빵을 팔고 있다. 그녀는 16시에 봉사 후 돌아온다. 2014년에도 폭격이 있었으며 아버지와 가족등 17명이 사망했다. 매일 뉴스에서 휴전 소식이 들리기를 손에 꼽으며 기다린다. 어느 날 여동생 집이 폭격되고, 조카 케난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녀는 1948년의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 여자는 편지에 자신의 USB 저장 장치를 같이 동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교통 수단이 단절된 상태이기에 편지를 유리병에 담아 바닷가로 던진다. 2. 알 샤리프(Muhammad Alshareef) <신호 없음>, 극영화(2.35:1) 무너진 집, 잔해들 속에서 한 50대 남자가 "오마르!"라고 외친다. 조카 누르가 남자를 찾아 온다. 남자는 누르에게 할머니랑 있으라 했는데 왜 다시 왔냐며 화를 낸다. 일단 남자는 잔해 속에 깔린 자신의 동생에게 전화하라고 조카에게 시킨다. 잔해 속에 깔린 동생은 조카 누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와중에 자신의 집이었던 곳에서 장작을 모으는 청년이 있자 여기서 왜 모으는 거냐면 항의한다. 조카 누르는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며, 그렇지만 곧 끊겼다고 전한다. 남자는 청년에게 잔해를 치우는걸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폭격음은 점점 커지고, 청년은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피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조카 누르는 심란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아빤.. 살아있어요" 3.아메드 하수나(Ahmad Hassunah) <영화, 미안> 가지 지구 출신 영화감독 지망생이었던 하수나가 영화에게 쓰는 편지, 영화를 찍던 자신을 이야기 한다. 전쟁 이전의 가자지구는 원래 영화를 상영할 곳이 없었다. 밤/낮으로 분투하며 찍었던 영화가 4년 만에 완성된다. 완성된 영화는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한다. 더 꿈에 전념하려던 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 일어난다. 하수나는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해 영화를 포기하고 식량과 물을 찾아 나선다. 형은 사망하고, 자신이 사는 터전에서는 계속해서 무차별 폭격이 이어진다. 하수나는 하루가 12시간이었음 좋겠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24시간이 지옥이지 않을테니. 그는 매일 불을 지필 장작과 먹을 것을 구해 다녀야 한다. 그는 영화에게 말한다. "영화야, 날 용서 하라" 4.이슬람 알 저나(Islam Al Zrieai) <플래시백> 네 번째 파트의 주인공은 2-30대 여성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하늘에서 들리는 전투기 소리와 드론 소음, 사이렌 소리를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헤드폰을 쓴다. 그리고 헤드폰을 쓴 채로 그림을 그리고 공부한다. 그 이유는 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이다. 그녀는 겁이 나서 이른 잠을 자기도 한다, 떠오르는 기억들을 피하기 위해 그녀는 계속 헤드폰을 낀다. 5. 무스타파 콘랍(Mustafa Al-Nabih) <메아리> 바닷가에서 제트기 소리가 울려퍼질 때 남자는 회상한다. 과거에서 그는 아내와 전화 중이다. 전화 속 아내는 아이들과 폭격을 피해 도망중이다. 그녀와 아이들은 아는 이웃이었던 칼릴네 집으로 들어가지만, 칼릴 가족은 이미 사망한 상태이다. 당장에 도망칠 곳이 없었기에 남자는 아내에게 일단 그 곳에 숨으라고 말한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신이 지켜주실거야"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난다. 6.니달 다모(Damo Nidal) <다 괜찮아> 가자 지구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던 50대 남성의 이야기. 쇼를 위해 그는 시장에 가는 트럭을 타고 이발하러 간다. 이어서 그는 돌아와 냄비로 끓인 물로 샤워를 하지만 곧 이어진 폭격에 급히 도피한다. 다행히 폭격을 피한 그는 수트를 입고 시간당 200명이 사망한다는 가자지구 중부의 누세이라트로 간다. 그는 심란한 표정을 얼굴에서 지우고 코미디를 보여준다. 관중들이 박수를 치며 영화는 끝난다. 7. 카미스 마사라비(Khamees Masharawi) <아이들의 애니메이션> 검은 새들이 나타나 가자 지구의 건물을 부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이 장면은 아이들이 연필과 색종이, 수수깡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시나리오는 아이들이 겪은 기억들을 토대로 씌여진다. 한 아이의 이야기, 아이들의 엄마는 폭격으로 아이들이 산산조각나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기에 아이들 팔에 이름을 쓴다. 이유를 묻자 엄마는 오열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아이는 팔에 이름을 쓰면 불안감에 잠을 잘 수 없자 자신과 동생의 팔에 적힌 이름을 그냥 지워버렸다고 한다. 이 일화를 토대로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한다. 배경과 캐릭터를 완성하고 한 장씩 한 장씩 찍어 애니메이션을 완성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아이들은 총 14명이다. 8.바샤르 알 발비시(Bashar Al Balbisi) <마법> 한 아이가 팔레스타인의 민속 춤을 춘다. 골목에서, 그리고 마을, 난민촌과 바닷가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이어서 두 화면이 이중으로 합쳐지며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민속 춤을 추기 시작한다. 9.타메르 나짐(Tamer Najm) <선생님> 난민촌에서 다섯 명의 아이들을 책임지는 선생님이 빵과 물을 구하기 위해 한 손에 냄비를 들고 나선다. 시장으로 가지만 돌아오는 건 먹을 게 다 떨어졌다는 소식 뿐이다. 시장에 휴대폰 충전을 해주는 행상에게 가지만 멀티탭 여섯개 모두 자리가 없다. 물을 담는 곳에서 선생님이 오래 동안 대기줄을 선다. 차례가 되자 물을 냄비에 담지만 하필 선생님 차례에서 물이 다 떨어진다. 먹을 것도 물도 구하지 못한 채 쓸쓸히 돌아오던 선생님에게 누군가 '알리 교수님!'이라고 부른다. 오래 전 알리 교수님의 제자였다는 그는 도울 것이 있냐 물어본다.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부르렴" 10.아메르 알 다나프(Ahmed Al-Danf) <학교 가는 길>/극영화(2.35:1) 어린 소년이 텐트 안에서 가방에 책을 넣는다. 결연한 표정의 소년은 집을 나서서 난민촌의 텐트 사이를, 폐허가 된 도시를, 어수선한 시장을 지나간다. 어느 순간 멈춘 소년은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그리고 보이스오버로 학교 수업에서 들을 법한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자막으로 '카말 유세프/교사/순교일/2024년 12월'이라고 뜬다. 소년은 선생님을 애도한다. 텐트 안으로 돌아온 소년은 낮인데도 불구하고 누워서 잠을 청한다. 11. 알라 이슬람 아요브(Ala Ayob) <책보따리> 20-3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열한번째 단편 주인공의 삶은 폭격이 일어나기 이전에는 독서애호가였다. 2022년 11월 21일 너무 위험해서 북쪽으로 걸어서 피신한다. 이 때 피난 가기 이전 그녀의 고민은 '책장에서 어떤 책을 가져갈까?'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책도 가져가지 않았고, 생존에 필요한 세 개의 여행 가방만 챙겼다. 태양 아래 걷던 순간 그녀는 '우리가 살아남을 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1948년의 탄투라 마을을 기억한다. 마지막에 그녀는 묻는다. '누가 날 이 책에 가둔걸까?, 억압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12. 카림 사톰(Satoum Kareem), <지옥 속의 천국> 텐트 안. 시신 수송 가방 안에 갇혀 있던 한 남자가 스스로 지퍼를 열고 일어난다.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남자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자문한다. 친구를 만나 얘기를 했고 온갖 불만을 털어냈다. 바다에 갔다, 도시가 파괴되어 유일하게 남은 그 곳. 수용소 텐트에는 매트리스, 베개, 이불은 없다. 폭격이 일어나기 이전 아무 것도 챙기지 못했다. ' 시체들이 모인 곳으로 간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하다. 남자는 몰래 시체에서 물건을 훔치기 전 누가 자신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붙잡아주길 원했다. 일과를 다 끝낸 남자는 다시 시체 수송 가방으로 들어간다.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듯이..좋아요7댓글0
대갈3.5슬레이트를 땔감으로 쓰고 촬영 도중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접해 촬영을 중단하고 ... 예술은 표현의 수단이면서도 누군가에겐 아무나 향유할 수 없는 종착지인가 DIAFF 13 + 가자지구 대부분의 인프라가 파괴되었다고 한다. 1/10 수준으로 떨어진 GDP... 22년동안 이뤄진 경제 발전이 순식간에 재가 되고, 재건에 100조 이상 들 것이라는 기사를 보니 또 생각남좋아요5댓글0
박상민2.51. <와니사>의 감독이 고백하는 장면이 강렬하다. 영화를 찍던 중 폭격으로 연기하던 자신의 가족이 죽었다고 고백하며 감독은 더이상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고 말한다. 전쟁과 죽음 앞에 픽션이 위로를 해주는 건 관객이다. 창작자는 죽음의 현실 앞에서 어떻게 픽션을 만들 수 있는가. 다큐가 아닌 픽션은 현실의 틈입 앞에 중단된다. 2. 영화의 중단은 <미안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해외 영화제에도 초청되지만 전쟁으로 인해 영화제를 방문하거나 새로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 그런데 전쟁 이후가 아닌 전쟁 상황에서의 영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픽션은 아직 진행 중인 전쟁과 죽음 앞에 숙성되지 못했고, 다큐는 sns를 통한 실시간 상황 전파와 기록 앞에 힘을 잃었다. 오히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촬영과 편집의 과정을 떠오르게 하는 영화는 되려 안일하고 순진한 태도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당사자들의 기록으로서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져야하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가?(물론 <노 어더 랜드> 같은 사례가 있긴 하다.) <그라운드 제로로부터>는 제목대로 원점으로 돌아가서 영화의 역할과 방식을 고민하게 한다.좋아요3댓글0
김성호의 씨네만세3.0가자지구에서 찍은 짤막한 영화라 해서 천편일률일 거라 여긴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400만 명이 있다면 400만 개의 이야기가 있다는 말처럼, 22명의 감독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부터 내용까지가 모두 제각각이다. 간단한 다큐멘터리부터 극영화와 애니메이션까지 종류도 다양하며, 주제 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전쟁의 비극성을 부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극의 현장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사랑 등 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까지 있을 정도다. 참극에 주목한대도 그 접근법이며 소재까지가 다양하여서 관객은 한 편 영화로 가자지구의 삶을 폭넓게 이해하는 귀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제목에 쓰인 '그라운드 제로'는 폐허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폭발이 일어난 곳, 핵탄두를 맞은 땅, 대지진의 진앙지며 쓰나미에 쓸려나간 폐허를 말한다. 가자의 상황이 꼭 그와 같다고, 인간성이, 삶이, 아름다움이 죄다 무너진 이곳이 그라운드 제로라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그라운드 제로'를 넘어 피워내는 무엇들을 비추려는 노력이 이 안에 담겼다. '로부터', 즉 'From'은 그저 그곳에서 전해져온 이야기란 걸 가리킬 뿐이 아니다. 이 땅에서 다시금 일어나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일이다. 나는 그를 응원한다.좋아요3댓글0
뀨뀨5.0굳이 평점을 매기지 않겠다는 의미의 5점. 그냥 여기 먼 곳에서 한 명 더 보았읍니다. 폭격 속에서도 자식의 시신을 찾기 위해 본인 자식의 팔,다리에 아이의 이름을 새겨 놓는 부모들. 하루 세 번의 폭격과 그 잔해 속에서 살아 남은 남자. 영화 촬영 도중 폭격으로 가족이 죽고 촬영을 중단한 감독. 몸 뉘일 곳 없어 시신백 속에서 자는 남자. 폭격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잃은 남자아이. 폭격으로 가족들을 모두 잃고 서로만 남은 두 소녀... 그 폐허 속에서도 연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 스탠드업 코미디가 이어지고, 학살을 거부하고 피해자 되기를 거부하는 음악과 노랫소리가 이어진다. 여전히 각자의 삶이 있고, 각자의 사랑이 있고, 각자의 꿈이 있다. + 22개의 에피소드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공포는 모두 비슷한 데서 연유한다. 바로 ”폭격“. 폭격은 피해자를 가리지 않는다. 군인과 민간인,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적으로 쏟아진다. 유엔에서는 이제 더 이상 이 상황을 침공이나 전쟁으로 보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명백한 인종청소이며, 학살이다. 1948년부터 지금까지, 어언 80년간 팔레스타인의 끔찍한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 <셀카 Selfie> 감독 리마 마흐무드 <신호 없음 No Signal> 감독 무함마드 알샤리프 <영화, 미안 Sorry Cinema> 감독 아흐마드 하수나 <플래시백 Flash Back> 감독 이슬람 알 지리에이 <메아리 Echo> 감독 무스타파 칼랍 <다 괜찮아 Everything Is Fine> 감독 니달 다모 <아이들의 애니메이션 Soft Skin> 감독 카미스 마샤라위 <선생님 The Teacher> 감독 타메르 나짐 <마법 Charm> 감독 바샤르 알발베이시 <학교 가는 날 A School Day> 감독 아메드 알-단프 <<책 보따리> Overburden> 감독 알라 아욥 <지옥 속의 천국 Hell’s Heaven> 감독 카림 사툼 <24시간 24 Hours> 감독 알라 다모 <자드 앤 나탈리 Jad and Natalie> 감독 아우스 알-반나 <재활용 Recycling> 감독 라바브 카미스 <와니싸 택시 Taxi Waneesa> 감독 에테마드 웨샤 <제물들 Offerings> 감독 무스타파 알-나비흐 <그만 No> 감독 하나 아와드 <파라와 미라임 Farah and Mirayim> 감독 위삼 무사 <조각들 Fragments> 감독 바질 알-마쿠시 <깨어난 기억 Out of Frame> 감독 니다 아부 하스나 <각성 Awakening> 감독 마흐디 카리라좋아요2댓글0
이석범
4.0
*<그라운드제로로부터> 줄거리 서술 타래 1. 리마 마흐무드(Mahmoud Reema) <셀카> 바다에서 히잡을 두른 한 여성이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그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파괴와 파멸, 죽음이 자신의 삶을 삼키고 있다고 말한다. 전투기와 미사일 소음이 하늘에서 진동하며, 텐트에서 취침하고 있으며, 매번 공중화장실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여자는 피로와 불면증을 감추려 화장을 하고, 매일 밋밋하고 낯선 차 한 잔을 한다. 자신이 살던 집은 폭격에 의해 폐허가 되었지만, 다시 찾아간 집에는 고양이 리마가 숨어 생존한 상태였다. 시장은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과 비싼 빵을 팔고 있다. 그녀는 16시에 봉사 후 돌아온다. 2014년에도 폭격이 있었으며 아버지와 가족등 17명이 사망했다. 매일 뉴스에서 휴전 소식이 들리기를 손에 꼽으며 기다린다. 어느 날 여동생 집이 폭격되고, 조카 케난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녀는 1948년의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 여자는 편지에 자신의 USB 저장 장치를 같이 동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교통 수단이 단절된 상태이기에 편지를 유리병에 담아 바닷가로 던진다. 2. 알 샤리프(Muhammad Alshareef) <신호 없음>, 극영화(2.35:1) 무너진 집, 잔해들 속에서 한 50대 남자가 "오마르!"라고 외친다. 조카 누르가 남자를 찾아 온다. 남자는 누르에게 할머니랑 있으라 했는데 왜 다시 왔냐며 화를 낸다. 일단 남자는 잔해 속에 깔린 자신의 동생에게 전화하라고 조카에게 시킨다. 잔해 속에 깔린 동생은 조카 누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와중에 자신의 집이었던 곳에서 장작을 모으는 청년이 있자 여기서 왜 모으는 거냐면 항의한다. 조카 누르는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다며, 그렇지만 곧 끊겼다고 전한다. 남자는 청년에게 잔해를 치우는걸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폭격음은 점점 커지고, 청년은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피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조카 누르는 심란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아빤.. 살아있어요" 3.아메드 하수나(Ahmad Hassunah) <영화, 미안> 가지 지구 출신 영화감독 지망생이었던 하수나가 영화에게 쓰는 편지, 영화를 찍던 자신을 이야기 한다. 전쟁 이전의 가자지구는 원래 영화를 상영할 곳이 없었다. 밤/낮으로 분투하며 찍었던 영화가 4년 만에 완성된다. 완성된 영화는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한다. 더 꿈에 전념하려던 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 일어난다. 하수나는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해 영화를 포기하고 식량과 물을 찾아 나선다. 형은 사망하고, 자신이 사는 터전에서는 계속해서 무차별 폭격이 이어진다. 하수나는 하루가 12시간이었음 좋겠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24시간이 지옥이지 않을테니. 그는 매일 불을 지필 장작과 먹을 것을 구해 다녀야 한다. 그는 영화에게 말한다. "영화야, 날 용서 하라" 4.이슬람 알 저나(Islam Al Zrieai) <플래시백> 네 번째 파트의 주인공은 2-30대 여성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하늘에서 들리는 전투기 소리와 드론 소음, 사이렌 소리를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헤드폰을 쓴다. 그리고 헤드폰을 쓴 채로 그림을 그리고 공부한다. 그 이유는 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이다. 그녀는 겁이 나서 이른 잠을 자기도 한다, 떠오르는 기억들을 피하기 위해 그녀는 계속 헤드폰을 낀다. 5. 무스타파 콘랍(Mustafa Al-Nabih) <메아리> 바닷가에서 제트기 소리가 울려퍼질 때 남자는 회상한다. 과거에서 그는 아내와 전화 중이다. 전화 속 아내는 아이들과 폭격을 피해 도망중이다. 그녀와 아이들은 아는 이웃이었던 칼릴네 집으로 들어가지만, 칼릴 가족은 이미 사망한 상태이다. 당장에 도망칠 곳이 없었기에 남자는 아내에게 일단 그 곳에 숨으라고 말한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신이 지켜주실거야"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난다. 6.니달 다모(Damo Nidal) <다 괜찮아> 가자 지구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던 50대 남성의 이야기. 쇼를 위해 그는 시장에 가는 트럭을 타고 이발하러 간다. 이어서 그는 돌아와 냄비로 끓인 물로 샤워를 하지만 곧 이어진 폭격에 급히 도피한다. 다행히 폭격을 피한 그는 수트를 입고 시간당 200명이 사망한다는 가자지구 중부의 누세이라트로 간다. 그는 심란한 표정을 얼굴에서 지우고 코미디를 보여준다. 관중들이 박수를 치며 영화는 끝난다. 7. 카미스 마사라비(Khamees Masharawi) <아이들의 애니메이션> 검은 새들이 나타나 가자 지구의 건물을 부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이 장면은 아이들이 연필과 색종이, 수수깡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시나리오는 아이들이 겪은 기억들을 토대로 씌여진다. 한 아이의 이야기, 아이들의 엄마는 폭격으로 아이들이 산산조각나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기에 아이들 팔에 이름을 쓴다. 이유를 묻자 엄마는 오열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아이는 팔에 이름을 쓰면 불안감에 잠을 잘 수 없자 자신과 동생의 팔에 적힌 이름을 그냥 지워버렸다고 한다. 이 일화를 토대로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한다. 배경과 캐릭터를 완성하고 한 장씩 한 장씩 찍어 애니메이션을 완성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아이들은 총 14명이다. 8.바샤르 알 발비시(Bashar Al Balbisi) <마법> 한 아이가 팔레스타인의 민속 춤을 춘다. 골목에서, 그리고 마을, 난민촌과 바닷가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이어서 두 화면이 이중으로 합쳐지며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민속 춤을 추기 시작한다. 9.타메르 나짐(Tamer Najm) <선생님> 난민촌에서 다섯 명의 아이들을 책임지는 선생님이 빵과 물을 구하기 위해 한 손에 냄비를 들고 나선다. 시장으로 가지만 돌아오는 건 먹을 게 다 떨어졌다는 소식 뿐이다. 시장에 휴대폰 충전을 해주는 행상에게 가지만 멀티탭 여섯개 모두 자리가 없다. 물을 담는 곳에서 선생님이 오래 동안 대기줄을 선다. 차례가 되자 물을 냄비에 담지만 하필 선생님 차례에서 물이 다 떨어진다. 먹을 것도 물도 구하지 못한 채 쓸쓸히 돌아오던 선생님에게 누군가 '알리 교수님!'이라고 부른다. 오래 전 알리 교수님의 제자였다는 그는 도울 것이 있냐 물어본다.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부르렴" 10.아메르 알 다나프(Ahmed Al-Danf) <학교 가는 길>/극영화(2.35:1) 어린 소년이 텐트 안에서 가방에 책을 넣는다. 결연한 표정의 소년은 집을 나서서 난민촌의 텐트 사이를, 폐허가 된 도시를, 어수선한 시장을 지나간다. 어느 순간 멈춘 소년은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그리고 보이스오버로 학교 수업에서 들을 법한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자막으로 '카말 유세프/교사/순교일/2024년 12월'이라고 뜬다. 소년은 선생님을 애도한다. 텐트 안으로 돌아온 소년은 낮인데도 불구하고 누워서 잠을 청한다. 11. 알라 이슬람 아요브(Ala Ayob) <책보따리> 20-3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열한번째 단편 주인공의 삶은 폭격이 일어나기 이전에는 독서애호가였다. 2022년 11월 21일 너무 위험해서 북쪽으로 걸어서 피신한다. 이 때 피난 가기 이전 그녀의 고민은 '책장에서 어떤 책을 가져갈까?'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책도 가져가지 않았고, 생존에 필요한 세 개의 여행 가방만 챙겼다. 태양 아래 걷던 순간 그녀는 '우리가 살아남을 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1948년의 탄투라 마을을 기억한다. 마지막에 그녀는 묻는다. '누가 날 이 책에 가둔걸까?, 억압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12. 카림 사톰(Satoum Kareem), <지옥 속의 천국> 텐트 안. 시신 수송 가방 안에 갇혀 있던 한 남자가 스스로 지퍼를 열고 일어난다.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남자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자문한다. 친구를 만나 얘기를 했고 온갖 불만을 털어냈다. 바다에 갔다, 도시가 파괴되어 유일하게 남은 그 곳. 수용소 텐트에는 매트리스, 베개, 이불은 없다. 폭격이 일어나기 이전 아무 것도 챙기지 못했다. ' 시체들이 모인 곳으로 간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하다. 남자는 몰래 시체에서 물건을 훔치기 전 누가 자신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붙잡아주길 원했다. 일과를 다 끝낸 남자는 다시 시체 수송 가방으로 들어간다.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듯이..
대갈
3.5
슬레이트를 땔감으로 쓰고 촬영 도중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접해 촬영을 중단하고 ... 예술은 표현의 수단이면서도 누군가에겐 아무나 향유할 수 없는 종착지인가 DIAFF 13 + 가자지구 대부분의 인프라가 파괴되었다고 한다. 1/10 수준으로 떨어진 GDP... 22년동안 이뤄진 경제 발전이 순식간에 재가 되고, 재건에 100조 이상 들 것이라는 기사를 보니 또 생각남
청춘
4.5
전부 픽션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선선
5.0
그 땅에 영화가 있다. 목소리가 있다. 사람이 있다. 생존을 향해 달려야 하는 극한의 제약 안에서 기를 쓰고 남긴 영화, 목소리, 사람.
박상민
2.5
1. <와니사>의 감독이 고백하는 장면이 강렬하다. 영화를 찍던 중 폭격으로 연기하던 자신의 가족이 죽었다고 고백하며 감독은 더이상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고 말한다. 전쟁과 죽음 앞에 픽션이 위로를 해주는 건 관객이다. 창작자는 죽음의 현실 앞에서 어떻게 픽션을 만들 수 있는가. 다큐가 아닌 픽션은 현실의 틈입 앞에 중단된다. 2. 영화의 중단은 <미안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해외 영화제에도 초청되지만 전쟁으로 인해 영화제를 방문하거나 새로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 그런데 전쟁 이후가 아닌 전쟁 상황에서의 영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픽션은 아직 진행 중인 전쟁과 죽음 앞에 숙성되지 못했고, 다큐는 sns를 통한 실시간 상황 전파와 기록 앞에 힘을 잃었다. 오히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촬영과 편집의 과정을 떠오르게 하는 영화는 되려 안일하고 순진한 태도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당사자들의 기록으로서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져야하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가?(물론 <노 어더 랜드> 같은 사례가 있긴 하다.) <그라운드 제로로부터>는 제목대로 원점으로 돌아가서 영화의 역할과 방식을 고민하게 한다.
김성호의 씨네만세
3.0
가자지구에서 찍은 짤막한 영화라 해서 천편일률일 거라 여긴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400만 명이 있다면 400만 개의 이야기가 있다는 말처럼, 22명의 감독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부터 내용까지가 모두 제각각이다. 간단한 다큐멘터리부터 극영화와 애니메이션까지 종류도 다양하며, 주제 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전쟁의 비극성을 부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극의 현장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사랑 등 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까지 있을 정도다. 참극에 주목한대도 그 접근법이며 소재까지가 다양하여서 관객은 한 편 영화로 가자지구의 삶을 폭넓게 이해하는 귀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제목에 쓰인 '그라운드 제로'는 폐허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폭발이 일어난 곳, 핵탄두를 맞은 땅, 대지진의 진앙지며 쓰나미에 쓸려나간 폐허를 말한다. 가자의 상황이 꼭 그와 같다고, 인간성이, 삶이, 아름다움이 죄다 무너진 이곳이 그라운드 제로라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그라운드 제로'를 넘어 피워내는 무엇들을 비추려는 노력이 이 안에 담겼다. '로부터', 즉 'From'은 그저 그곳에서 전해져온 이야기란 걸 가리킬 뿐이 아니다. 이 땅에서 다시금 일어나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일이다. 나는 그를 응원한다.
뀨뀨
5.0
굳이 평점을 매기지 않겠다는 의미의 5점. 그냥 여기 먼 곳에서 한 명 더 보았읍니다. 폭격 속에서도 자식의 시신을 찾기 위해 본인 자식의 팔,다리에 아이의 이름을 새겨 놓는 부모들. 하루 세 번의 폭격과 그 잔해 속에서 살아 남은 남자. 영화 촬영 도중 폭격으로 가족이 죽고 촬영을 중단한 감독. 몸 뉘일 곳 없어 시신백 속에서 자는 남자. 폭격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잃은 남자아이. 폭격으로 가족들을 모두 잃고 서로만 남은 두 소녀... 그 폐허 속에서도 연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 스탠드업 코미디가 이어지고, 학살을 거부하고 피해자 되기를 거부하는 음악과 노랫소리가 이어진다. 여전히 각자의 삶이 있고, 각자의 사랑이 있고, 각자의 꿈이 있다. + 22개의 에피소드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공포는 모두 비슷한 데서 연유한다. 바로 ”폭격“. 폭격은 피해자를 가리지 않는다. 군인과 민간인,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적으로 쏟아진다. 유엔에서는 이제 더 이상 이 상황을 침공이나 전쟁으로 보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명백한 인종청소이며, 학살이다. 1948년부터 지금까지, 어언 80년간 팔레스타인의 끔찍한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 <셀카 Selfie> 감독 리마 마흐무드 <신호 없음 No Signal> 감독 무함마드 알샤리프 <영화, 미안 Sorry Cinema> 감독 아흐마드 하수나 <플래시백 Flash Back> 감독 이슬람 알 지리에이 <메아리 Echo> 감독 무스타파 칼랍 <다 괜찮아 Everything Is Fine> 감독 니달 다모 <아이들의 애니메이션 Soft Skin> 감독 카미스 마샤라위 <선생님 The Teacher> 감독 타메르 나짐 <마법 Charm> 감독 바샤르 알발베이시 <학교 가는 날 A School Day> 감독 아메드 알-단프 <<책 보따리> Overburden> 감독 알라 아욥 <지옥 속의 천국 Hell’s Heaven> 감독 카림 사툼 <24시간 24 Hours> 감독 알라 다모 <자드 앤 나탈리 Jad and Natalie> 감독 아우스 알-반나 <재활용 Recycling> 감독 라바브 카미스 <와니싸 택시 Taxi Waneesa> 감독 에테마드 웨샤 <제물들 Offerings> 감독 무스타파 알-나비흐 <그만 No> 감독 하나 아와드 <파라와 미라임 Farah and Mirayim> 감독 위삼 무사 <조각들 Fragments> 감독 바질 알-마쿠시 <깨어난 기억 Out of Frame> 감독 니다 아부 하스나 <각성 Awakening> 감독 마흐디 카리라
도리♡.
3.5
“억압보다 무거운 게 있을까? 어떻게 책보다 무겁다고 생각했을까?” -<Overbu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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