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케첩 황제

테라야마 슈지의 대표적인 실험영화로 정치적 무정부주의 운동, 사회적, 성적 이슈들을 영화라는 매체를 캔버스로 사용해 표현해냈다. 기본 줄거리는 어린 아이들이 강압적인 부모들에 반항하여 섹스, 역할 놀이 그리고 폭력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사회를 만든다는 내용이지만 감독만의 스타일과 충격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찬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예술적 충격을 가져다 준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숙제를 하지 않는다고 야단 맞은 아이가 보통 때면 울면서 책상 앞으로 갔겠지만, 이 날은 돌아서서 책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때려서 죽인다. 그리고 이를 신호로 온 나라에서 어른들에게 억압을 받던 아이들이 일제히 봉기되어 일어난다. 그리고는 “어른 사냥”이 시작된다. 이 세상 모든 부모는 “어른 사냥”의 대상이며, 이렇게 사냥된 어른들은 아이들로부터, 어린이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준 죄, 어른 위주의 교육을 시킨 죄 등으로 심판을 받는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교육방법도 바꾸어 성교육과 동화는 같은 차원에서 가르치고 어린이들에 의한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들 공상의 유토피아, 즉 에로스 사회를 만들도록 시도한다. 여기서 작은 권력자를 토마토 케첩 황제라 이름 짓는다. 또 하나 단 두 명의 배우가 가위 바위 보라는 유희의 반복을 통해 끊임없이, 이기면 벌주고 지면 벌받는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한다. 세상에 인간은 단 둘, 황제와 장군뿐이다. 가위 바위 보를 통해 이긴 자는 벌을 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진 황제가 되는 것이다. 처음 이 작품은 한 개의 작품이었으나 나중에 <토마토케첩 황제>와 <가위 바위 보 전쟁> 두 편의 단편으로 나눠지게 된다.(윤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