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파가 러시아 군인인 손자를 방문하고자 체첸 공화국에 있는 군부대 막사로 발길을 향한다. 영화는 막사 도착까지 다른 군인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가는 알렉산드라의 여정과 그 곳에서 만나는 다양하고도 독특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천천히 담담하게 쫓아간다. 그녀의 정체를 묻는 러시아 군인들의 차갑고 거친 모습과 러시아 군인 주둔으로 적대적이고 사나워진 체첸 공화국의 모습을 조명하며, 전쟁으로 변화된 인간과 세상의 모습을 가치를 배제한 채 냉정하게 담아낸다. 영화 소개. 200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다시금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신작.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묘사와 극 중 캐릭터의 특징과 성격을 뚜렷하게 잡아내는 힘을 지닌 영화 <알렉산드라>는 반전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중립적인 카메라워크에 담아내며 그 안에 녹아나는 인간 감정의 진정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탁월한 캐릭터들의 발전 구도와 담담하게 그들을 따라가는 카메라워크, 그 사이사이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조화는 그 동안 보아왔던 어떤 영화들보다도 감동적이다.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을 피해 서서히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알렉산드라>는 인간의 보다 깊은 정신적 공감대에 접근한다. 평소 전쟁 영화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관객들마저 사로잡을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