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 리메인즈

빗발치는 총알에서 탈영한 동생 현상을 찾기 위해 자신도 탈영한 ‘현재’가 적군을 피해 다친 다리를 끌며 숲 속으로 몸을 옮긴다. 호 안에 널부러진 시체를 보고 밀려오는 공포감에 현재는 아버지의 유품인 리볼버 권총을 들어 관자놀이에 가져다 댄다. 방아쇠를 당기기 전 현재는 눈을 감아 어린 시절 자신의 집에서, 자신이 영웅이라고 여겼던 아버지의 제복을 입어보았던 회상을 한다. 뜨거운 햇빛이 현재의 회상을 방해하고 현재가 눈을 뜬다. 수통을 찾기 위해 주변 전우들의 시체를 뒤적거리다 엎어진 시체를 돌려 눕히고 죽은 남자가 자신의 동생인 걸 발견한 현재는 그동안 삼켜온 눈물을 쏟으며 오열한다. 그때 현상과 현재 형제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호진이 현재를 찾아오고 현재를 데리고 복귀하려 하지만, 현재는 죽은 동생 현상과 호진을 위해 적군이 득실거리는 숲 속에 홀로 남게 된다. 아직 전쟁의 잔해가 남아있는 들판에 현재의 어머니가 시든 꽃을 들고 서있다. 석양빛이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