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카르멘은 베를린 변방의 주택 개발 단지에 어머니 루트와 남동생 티토랑 살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고, 그가 남긴 것이라곤 이국적인 엽서 몇 장과 카리비안 음악의 레코드 컬렉션뿐이다. 청소부인 어머니는 일찍 일을 나가고 카르멘은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들으며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일상과 꿈을 들려준다.
ZDF 방송국을 위해 1978년 엘피 미케쉬가 대본을 쓰고 촬영, 편집, 감독한 이 영화는 “모든 거실을 위한 영화”라는 필름 포스터의 오리지널 슬로건처럼 독일의 10대가 사는 가정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으나, 흑백, 컬러 이미지의 연속적인 교차, 카르멘의 현란한 화장과 의상, 카르멘의 나른한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인해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연출되어 있다.
(2019 한국영상자료원 -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독일여성영화감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