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사티

<금쪽같은 내 사티>는 음주의 코미디이자 숙취의 소동극이다. 핀란드 남부 작은 마을에 사는 중년 자매인 타이나와 피르코는 핀란드의 전통 맥주인 ‘사티(sahti)’를 만드는 양조사들이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온 동생 파이비의 결혼식을 위해 부탁받은 사티 맥주 100리터를 준비하지만, 황당하게도 완성한 맥주를 모두 나눠 마셔버리고 결혼식까지 남은 48시간 안에 약속한 맥주를 준비해야 한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님비: 우리 집에 오지 마>로 잘 알려진 테무 니키는 핀란드 특유의 문화와 감수성을 기반으로 술 마시고 서로 다투고 사고를 일으키는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가족 코미디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유쾌한 코미디 아래 인물들은 깊은 감정의 상흔과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어리석은 행동이 불러오는 유쾌한 코미디가 엇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불운한 인간들의 슬픔과 맞닿아 있다는 삶의 한 가지 비밀을 특별한 과시 없이 선보이는 매력적인 영화다. (김병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