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21년인 1946년 겨울, 두 번째 결혼인 타마요는 신궁가에 시집을 온다. 나이 마흔에 처음으로 결혼을 한타마요의 남편 구로도는 능력있고 자상한 사람으로 그녀에게 많은 사랑을 주지만 반년이 지나자 밤마다 점점 그녀를 피하기 시작한다. 남편이 자신을 피해 혼자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 타마요는 남편을 의심하지만 구로도는 조용히 혼자 독서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마요는 2층 다락방에서 구로도와 낯선 여자의 밀회를 목격하고, 묘령의 여인의 정체를 알고 싶어 매일 밤 다락방 앞에서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리지만 방에서 나오는 것은 늘 남편 혼자 뿐이다. 며칠 후, 타마요는 구로도와 여인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아름다운 청년 묵다로를 만나게 되는데....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핑크영화에서 시대극은 도전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부담이며 모험이다. 한정된 예산과 조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야 하기에 웬만한 베테랑 감독이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일이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계산된 카메라워크와 라이팅 그리고 핑크영화계의 베테랑인 후카마치 아키라 감독의 연출력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대극으로서의 장점 또한 잘 살려내고 있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인 에도가와 란포의 세계를 연상하게 하는 엽기적이고 기괴한 분위기와 쇼와 중기를 무대로 남녀의 삐뚤어진 욕망과 엽기적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시리즈물로 만들어졌다. 핑크영화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의 가능성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컬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