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여자>는 5년 동안 단 하루도 남편과 떨어져 지내본 적 없는 감희(김민희)가 남편이 출장 간 사이 두 명의 친구(서영화, 송선미)집에 방문하고, 극장에서 우연히 옛 친구(김새벽)를 만나는 이야기다. 홍상수 감독의 어느 영화보다 서사는 간결하고, 구성은 단순하며, 인물들의 대화는 보이고 들리는 거의 모든 대상들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들과 구체적인 생각들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이 세상 만물을 향해 열려있는 사사로운 대화들과 사소한 제스처는 어느 때보다 경이롭고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세 번의 만남 속에서 감희와 함께 비슷한 말들과 제스처가 인물들 사이를 옮겨 다니며, 새로운 반응들을 생성해내고 증폭되어 가기 때문이다. 이는 반복과 차이에 의한 변주라기보다는 감희가 관람하는 영화 속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물결치는 바다처럼, 새롭게 발현하는 감정의 진경에 가까워 보인다. (홍은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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