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오를 위하여

<마틴 에덴>(2019)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이탈리아 감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다큐멘터리. 루치오 달라(1943-2012)는 오페라 가수 파바로티가 불러 유명해진 「카루소」의 작사 작곡가일 뿐 아니라 아마추어 재즈 연구가, 또한 70년대 이탈리아 사회주의에 가까운 민중가수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가수였지만 그는 항상 자유로운 영혼과 조국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잃지 않는다. <루치오를 위하여>는 유년기 친구들과의 인터뷰, 친구이자 매니저인 토비아의 증언을 통해 유명한 가수가 아닌, 고여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한 인간을 조망한다. 그리고 아카이브 영상과 수많은 노래의 가사를 통해 관객이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2차 대전 이후 농민문화와의 뿌리를 끊고 자동차 산업국과 소비지상주의를 향해 달려가는 쓸쓸한 이탈리아 현대사의 초상이다. (서승희)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