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넘었다. 참사로부터 살아 돌아온 김동수의 삶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화물차 운전기사로 살던 김동수는 참사로 화물차와 함께 일상을 잃었다. 매일 한라산둘레길 탐방소를 지키지만 정신과 보호 병동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에 시달린다. 그래도 이전부터 즐기던 마라톤을 계속하며 삶을 회복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이런 김동수의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아내 김형숙과 두 딸이다. 세월호 안에서 구해달라는 간절한 표정으로 김동수를 바라보는 눈망울들이 시시각각 되살아나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지만, 곁을 지키는 가족의 손을 잡으며, 그래도 살아간다. 한 남자가 새벽 공기를 뚫고 달린다. 제주의 숲을, 산을, 도로를 밤낮없이 달리다가 마라톤에도 나간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갇혀 있다.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불리는 참사 생존자 김동수 씨. 그의 마지막 구조 활동을 전 국민이 지켜보았고, 세월호 청문회 자리에서 자해를 해서 뉴스에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동수 씨는 그날 마지막 5분의 기억이 없다. <이어달리기>는 김동수와 가족들의 이야기이며 트라우마에 관한 영화다. 영화라는 매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담아내는 데에 지극히 무능하지만 고효주의 카메라는 이 가족들 곁에 공기처럼 머무르며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내면을 투명하게 비춰낸다. 이제까지의 세월호 영화 중 상처 가까이로 가장 깊숙이 다가간 아픈 영화이지만 매 순간 마음을 어루만지는 눈부신 가족 드라마이기도 하다. (강소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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