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눈빛을 보여주는 이강생의 명연기와 그것을 긴 호흡으로 담아낸 연출 모두 차이밍량 감독의 강렬하면서 더욱 원숙해진 세계를 보여준다. 어느 중년의 남성과 젊은 남성의 일상이 교차된다. 영화는 무엇 때문에 이들이 상처받고 망가졌는지는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외로운 공간 속에서 시간의 무게에 각자의 깊은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표정과 몸짓이 있을 뿐이다. 영화는 치유, 또는 치유를 시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물론 늙어가는 영혼과 육신의 상처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젊은 남자는 중년 남성이 가지고 있는 회한의 과거와 작별할 수 있을까. 막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은 이강생의 표정에서 아름다움을 읽는다. (박성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