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장에서 일하는 요시이(스다 마사키)는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다. ‘라텔’이란 가명의 전문 리셀러로 활동하는 그의 원칙은 단순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피규어부터 핸드백, 심지어 의료기기까지, 그가 다루는 물건에는 제한이 없다. 도시 외곽 호숫가에 거처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리셀러 활동을 시작한 어느 날, 명백한 적의를 띈 폭력이 요시이를 덮친다. 보이지 않는 것에 영화적 실체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언뜻 전작 <큐어>(1997)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클라우드>는 악의, 폭력, 집단광기의 연쇄를 구현한 영화다. 익명성에 묻힌 증오는 곯아 터져 결국 집단의 광기로 분출되는 과정은 혼란 그 자체다. 정신없이 덮쳐오는 압박을 피해 내달리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특히 스다 마사키의 입체적인 연기는 보이지 않는 것에 실체를 부여하는 괴력을 발휘한다. (송경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인터렉티브 필름] 앵무새 죽이기
새로운 인터렉티브 필름 DEMO ver.
[인터렉티브 필름] 앵무새 죽이기
새로운 인터렉티브 필름 DEMO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