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은 세 친구 무소속, 삼겹, 섬세. 무소속은 만화가를 꿈꾸고, 삼겹은 비디오점 알바로 소일하며, 섬세는 가족 몰래 미용사가 되고자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친구에게 군입대를 위한 신체검사 통지서가 도착한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아프고 우습고 혼란스러웠던 청년들의 스무 살. 영화는 무명의 인물을 캐스팅해 비주류 아웃사이더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임순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남성 지배적 영화 제작 환경에서 기교와 과장을 배제하고도 따뜻한 공감을 이끄는 영화가 가능함을 입증하며 여성 연출가의 새로운 서막을 연 작품. 1996년 삼성영상사업단의 제작 투자를 받아 완성했으며, 자본 조달 외엔 창작자의 의지대로 만들 수 있었던 저예산 독립영화이다. [2021년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