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April
2024 · 드라마 · 조지아, 이탈리아, 프랑스
2시간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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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룸베가쉬빌리는 조지아 영화의 별이자 현재 가장 절실한 여성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데뷔작 <비기닝>(2020)에는 신체적 위해를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데, 감독은 그것이 한 여성의 심리적 외상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4월>에서 풀어낸다. 두 영화는 폭력적 성관계가 여성에게 가하는 생존적 위협을 까발린다. 잔인한 4월에 일어난 의료 사고로 실직의 위기에 처한 니나에겐 비밀이 있다. 그는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인해 신음하는 여성들을 외면하지 못해 스스로 고난을 짊어진다. 그들에게 몸의 권리는 없다. 4:3 화면비율은 사회, 종교, 문화적 굴레에 갇힌 인물의 현실을 대변하고, 굳건하게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는 인물과 감독의 강렬한 의지를 뒷받침한다. ‘삼신할머니, 예쁜 꽃, 시골 도로’를 횡단하는 침묵의 잔혹사 <4월>은 짓밟힌 몸에 관한 실로 통렬한 기록이다. (이용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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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Day
3.5
"탄생의 고뇌와 고통에서 만개하는 청명의 달, 4월” 봄이 찾아오는 소리, 향기. 3월에 개구리는 일찍이 깨어나고 4월에 찾아오는 봄은 새로 태어날 생명을 맞이한다. 느린 호흡과 롱테이크 장면이 연속으로 나오기에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인 ‘드르렁력’을 가진 영화이다. 차츰 주인공의 호흡에 익숙해질 때쯤 더더욱 졸음이 몰려오지만 영화에서 날카롭게 핵심을 파고드는 장면들이 나오면 순식간에 달아나버린다.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여성들의 고통에서 낙태와 관련된 선택에 있어 ‘자유와 선택’이라는 말을 은근히 드러내는 것 같다. 그녀가 중절 수술한 여성이 누워있던 탁자에서 밥을 먹지 못했던 것은 수술한 그 순간이 역겨워서라기 보다는 여전히 생명의 기준과 중절 수술을 겪어야 하는 어두운 현실 그리고 그 선택에 있어 찾아오는 무거운 책임감 등이 그녀의 목구멍을 막아서이지 않을까. 중절 수술을 하는 길게 보여주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인물의 표정은 알 수 없게 프레임 밖으로 보내버리고 그저 소리와 손동작만 보여주는 것은 겪어야 하는 고통에 있어 간접적으로 잘 보여주었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더해주는 장면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기 힘들 수 있고 적나라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수술 후 너덜 해진 알 수 없는 형태의 모습으로 느리게 걸어가는 껍질 속의 모습이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대변한다 생각한다. 여전히 복잡한 문제이며 ‘생명윤리’를 기반으로 생각해 보면 어디서부터 ‘생명’인가에 대한 기준점은 아직까지도 애매하다. 또한 여성이 책임질 수 없는 부당함을 겪어 생명을 잉태한 그 상황에서의 선택의 자유에 있어서도 계속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 안건이라 생각한다. -2024.10.09 / 29th BIFF / 15th Film-
도 강
3.5
4월은 aperire'(=to open), ’열리다‘라는 의미로, 작품의 테제가 되는 “탄생”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더불어, 4월은 꽃이 만개하여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탄생을 관장하는 삼신할머니와 산부인과 의사인 니나를 결부시키는 것은 가당한 일이다. 그리하나 이러한 전제 요소들과 달리, 작품은 축복처럼 여겨지는 탄생의 순간을 죽음으로 색염하거나 산부인과 의사인 니나의 중절 행위를 그려내며, 안티-테제적 태도로 일관한다. 주목할 것은 삼신할머니와 니나가 동기화되는 지점이 탄생이라는 키워드와 별개로 “여성”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감독은 이를 낮과 밤이라는 시간적 대조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ㅡ실제로 감독인 쿨룸비가쉴리와 촬영을 맡은 하차투란은 단일의 마스터 프라임 렌즈를 사용하여, 낮과 밤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데 공들인 것을 밝힌 바 있다.ㅡ낮의 시간에는 주로 출산/중절 수술로 인한 여성과 직업 사이의 에토스적 아이러니를 통해 여성성의 혼란을 야기하고, 밤이 되면 니나는 나체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이따금 차를 타고, 낯선 남성을 탐색하며 육체적 만남을 유도하는 것으로 본인의 여성성을 거듭 증명하려 한다. 또한, 극중 니나의 삶과 모방-진행하는 삼신할머니를 쉬르레알리슴적으로 비추는 것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추적한다면 삼신할머니를 고독한 풍광에 속박시키고, 그 위로 만개한 꽃밭의 몽타주를 덧대는 행위가 상실된 리비도libido를 표현하는 것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추정컨대 니나의 옛 연인이었을 다비드에게 안기는 삼신할머니의 모습. 이후, 발기하지 않은 그의 성기를 보여주는 고정-쇼트는 마치 여성에 관한 성역할gender role을 섹슈리얼리즘으로 “고정”시키는 남성의 시선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수술 중 태아가 사망하고, 마을의 중절 행위에 관한 소문이 수면 위로 오르는 등ㅡ기후가 악화되어 차가 진흙에 빠지는 순간조차ㅡ니나는 위기의 순간마다 남성에 의지해야 하며, 본인의 직업적 권리마저 남성의 재량 아래 휘둘려야 한다. 이것 또한, 사회의 부조리 내에 무기력한 여성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러한 의미에서 “중절”은 작품 내에서 유일하게 여성과 여성이 연대하는 형태로, 여성이 리비도적 성역할에서 벗어나, 자아-이상ego-ideal을 꿈꿀 수 있게 하는 희망인 것이다. 그렇기에, 니나는 본인의 직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에서 오는 안도의 감정보다, 중절 수술을 받았던 장애 여성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대해 절망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작품 내 직접적인 이미지들을 눈으로 마주했던 것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여성이라는 성정체성. 그리고, 그에 관해 나열되는 사회적 관념에 물든 출산과 낙태 등의 키워드에 사로잡혀, 니나의 직업적 윤리관과 여성들의 비극에 관한 결과론적 측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을 이해하려 하는 것보다 피상적으로 판단하고, 규정코자 했던 작품 내 남성들과 다를 게 무엇인가.
오세일
4.0
영화는 한없이 느리다. 사실 단순히 '느리다'라는 표현만으로는 너무나도 부족한, 관객들에게 일종의 도전을 건네는 이미지들의 나열에 가깝다. 시작부터 스스로 평범한 영화가 아닐 것임을 선언하고 가는 초반부. 여성의 자궁에서 아기가 태어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적나라한 방식으로 숏에 박제되며, 하이 앵글로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온전한 고통을 실감시킨다. 하지만 그렇게 힘겨운 과정을 거치며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는, 안타깝게도 미숙아의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다. <4월>에는 그 어떠한 새 생명의 탄생에 대한 숭고함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낙태(혹은 미숙아)라는 테마를 메인으로 채택하며,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재차 공유한다. 그렇기에 영화의 극단적으로 느린 숏의 호흡들은, 원치 않은 삶을 살게 된 모든 그녀들의 시간을 지독하게 체감케 한다. 낙태가 불법으로 지정된 조지아라는 나라에서, 낙태를 지지하는 산부인과 의사 니나의 이야기. 하지만 감독은 결코 편향된 방향으로 극이 치우쳐지게 놔두지 않는다. 오히려 낙태의 철학적 화두에 대한 딜레마와 판단을 관객들에게 유보한다. 영화는 이미 한차례 낙태에 대한 경험이 있는 니나와, 그의 동료이자 동시에 전 남편인 의사의 8년 전 이야기를 공개한다. 원치 않는 임신을 경험했었기에 낙타를 지지하는 니나, 그리고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재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남자. 영화에 뜬금없이 꾸준하게 등장하던 괴물의 형태를 띤 무언의 존재. 그 존재는 바로 8년 전 그들이 낙태를 결심한 아기의 실체화이며, 아기의 아버지인 남자는 실체화된 아기와 포옹을 하기도 한다. 영화의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하나의 씬. 아름답던 꽃밭에 불현듯 먹구름이 일기 시작하더니, 금세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낸다. 그렇게 향기로운 꽃들은 하나둘씩 생기를 잃어가기 시작하고, 관객들은 그러한 꽃들을 끝내 지켜주지 못한다. 어찌 자연의 이치인 먹구름을 한낱 인간의 존재들이 쫓아낼 수 있겠는가. 그녀들의 삶도 마치 그 먹구름에 희생되어가는 꽃밭과 같다. 아름답던 청춘의 나날들이 단 한 번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 이미 몸에 생명이 잉태된 찰나부터, 우리들은 그것을 막을 수 없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먹구름이 갠 뒤에 다시금 생명력을 얻어 가는 꽃들처럼, 그저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뿐. 아니면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낙태라는 금기. 두 갈래로 나뉜 이 길 중에서, 당신은 어떠한 길을 선택할 것인가.
corcovado
2.0
사회적으로 아직 인간이되지 못한 여인의 느리고 힘겨운 걸음걸이. (Feat. 숨소리만 엄청 들음)
김병석
3.0
행위자와 목격자 사이, 세계와 개인 사이에서 배회하던 카메라는 이내 무력한 방관자로 전락한다. 모든 감각을 포기한 채 제 심연 속으로 가라앉은 망령과 함께 허우적대며, 삶의 풍광 위에 먹구름처럼 드리운 세속의 비극을 그저 한탄하고야 만다.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비참한 어느 4월 날, 영화는 그렇게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지켜내지 못했다.
수우빈
4.0
느릿느릿 호흡하다가 한없이 노골적이다가.. (이런 소재 이런 연출 보려고 부국제 오는거지)
편리왕
3.0
폭력을 고발하기 위해 폭력적 연출을 택한 아이러니.
이지훈
2.5
<멀미 주의> 대부분의 장면이 핸드헬드 방식으로 연출되어 멀미가 심하신 분들에겐 멀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기론 단 두 번 카메라가 고정된다. "빨아줄까요"와 세차장. 왜 그랬을지가 너무 궁금해서 GV가 없는게 아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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