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중국 사회를 지속해서 탐구해온 작가 겸 감독인 리뤼준의 다섯 번째 장편이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변화가 초래한, 도시와 지방의 삶과 생활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선전과 지역 경제특구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북동지역 간쑤의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도시로 이주한 한 가족의 딸 야오팅 역할을 맡은 배우 양자산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여 영화를 끌고 나가며, 내면의 강인함과 신념을 인상적으로 표현해낸다. 도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가족의 부양을 위해 현금이 급하게 필요한 그녀는 위험한 약물 실험에 참여하게 되는데, 노동으로 이미 망가진 그녀의 몸은 실험으로 인해 급격히 쇠약해진다. 야오팅뿐만 아니라 실험에 참여하는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에게 평범하고 존중받는 삶이란 그저 사막의 신기루 같은 환상일 뿐이다. (다비데 카짜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