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직업은 영화감독이다. 새 영화를 준비 중인 그는 어느 여자의 집을 찾아간다. 둘은 과거에 사귀었던 것 같고, 지금은 친구로 지내는 것 같다. 남자는 자신이 만들 새 영화 이야기를 여자에게 풀어 놓는다. 그러자 <올 겨울에 찍을 영화>의 전개는 돌연하면서도 담담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하루, 그리고 남자가 풀어놓는 영화 속 영화의 또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양 갈래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올 겨울에 찍을 영화>는 시종일관 고요한 일상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간결하면서 기발한 방식으로 자/타의 문제, 기억의 문제, 인식의 문제, 감정의 문제 등을 꿰뚫으며 심오한 질문을 제기한다. 내가 보고 있는 그 사람은 정말 그 사람인가? 한 사람은 과연 정말 한 사람인가? (정한석)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