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초저예산 호러 <바스켓 케이스>로 데뷔한 프랭크 헤넨로터는 그로부터 6년 후인 1988년 전작의 DNA를 계승한 <브레인 데미지>를 발표한다. 윗집에서 배수관을 타고 내려온 기형체 괴물 에일머가 브라이언의 몸으로 침투하면서 둘 사이의 치명적인 공생관계가 시작된다. 브라이언은 에일머가 그의 뇌에 공급하는 미지의 파란 액체에 중독되고, 그 액체를 브라이언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에일머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몸을 희생양으로 요구한다. <브레인 데미지>는 80년대 미국 저예산 호러의 걸작인 <스트리트 트래쉬>, <슬라임 시티> 그리고 트로마 사단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비체 호러의 요소들과 8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씬의 흔적들을 흥미롭게 엮어낸다. 브라이언을 열락의 상태로 이끄는 파란 액체는 70년대 사이키델릭 시네마의 이미지들과 중첩된다. 노골적인 남근의 형상을 띈 채 타인의 신체 안으로 스스로를 삽입하는 에일머와 더불어, 약물 중독, AIDS, 스트리트 섹스, 호모에로틱 크루징 등 80년대 특유의 사회문화적 함의들은 보디 호러와 시대적 불안이 결합되는 흥미로운 양상을 드러낸다. (박진형)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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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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