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학살의 사슬

반세기 전, 미국 독립 공포영화의 전설 <텍사스 전기톱 학살>은 전 세계 관객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기며 영화사와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 전기톱을 휘두르는 공포의 아이콘 '레더페이스'를 통해 미국식 악몽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이후 슬래셔 장르의 뼈대를 세운 기념비적인 영화로 손꼽힌다. <전기톱 학살의 사슬>은 1974년 토비 후퍼 감독의 문제작 <텍사스 전기톱 학살>을 심층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장르 영화 탐구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다큐멘터리스트 알렉산더 O. 필립이 연출을 맡았다. 필립 감독은 당대의 문화적 충격으로 자리 잡은 이 영화의 유산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며, 스티븐 킹, 미이케 타카시, 패튼 오스왈트 등 세계적인 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이 지닌 문화적 무게와 레더페이스라는 존재의 상징성을 조명한다. 공포영화가 왜 관객을 끌어당기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영화에 담긴 시대적 공포를 되짚으며, 공포 장르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더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며, 공포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남종석)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