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 <고백>, <동감>에 이은 서은영 감독의 네 번째 장편. <미망교실>은 폭탄 테러 사건의 주범이자 사망한 소년 해성을 둘러싼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 애는 대체 왜 그랬을까?" 해성은 약자를 외면하지 않았지만 정의의 사도와는 거리가 멀었고, 누군가에게는 붙임성 좋은 아이였으나 또 누군가에게는 묘하게 겉돌던 존재였다. 교사 재곤과 변호사 여진은 해성의 주변 인물을 찾아다니며 조각난 증언을 수집하지만, 해성이라는 인물을 규정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벽에 가로막힐 뿐 하나의 답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결국 퀴즈를 좋아했던 소년은 그렇게 영영 수수께끼로 남을 난제가 되어버린다. <미망교실>은 사건의 인과를 파헤치는 대신, 그 해명이 불가능한 이유를 탐색하는 데 집중한다. 이 여정은 곧 공동체의 공허와 결핍, 어른의 무능과 무지, 폭력의 재생산 구조를 드러내기에 이른다. 카메라는 종종 줌아웃하며 인물들을 고립된 수조 속에 놓인 존재처럼 비춘다. 그들이 수조를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는 폭력과 혼란이 뒤섞인 세계에서 남겨진 이들이 서로의 목소리에 어떻게 귀 기울일 수 있는지 묻는다. (차한비)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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