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나는 마드리드의 큰 단독 주택에서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다. 그녀의 부모님은 최근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슬픔과 욕정적 원한으로 삶을 마감했고, 아버지는 복수심에 찬 정부에게 굴복당한 것이다. 무심코 이 두 죽음의 목격자가 된 아나는 어른들의 세계를 탐구하고는 그녀만의 우주를 만들어낸다. 어머니를 소환하고 그녀의 사랑을 구하기 위해 꿈과 기억에 매달린다. 그녀의 일상은 자매들과 함께 하는 게임들로 채워진다.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가 죽어가고 있을 때 촬영이 시작되어 그의 사후에 개봉된 '까마귀 기르기'는 종종 카를로스 사우라의 대표작으로 꼽히곤 한다. 이 영화가 우리의 세기에도 여전히 동시대적 의의를 띤 고전으로 남아 있다면, 그것은 유년기 특유의 악의 없는 잔혹성을 띤 아나 토렌트의 투명한 얼굴, 그리고 이를 무심히 긍정하는 듯한 카메라의 시선 때문일 터다. 순진무구한 유년이라는 허무맹랑한 신화는 이 영화에 없다. 아버지의 세대에 은밀히 독약을 선사하고 태연한 자세로 새로운 시간을 여는 아이들의 놀이가 있을 뿐이다. (유운성)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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