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에이 건담
Turn-A Gundam
1999 · Fuji TV · 전쟁/애니메이션
일본

달의 민족 '문 레이스'인 로랑 셰아크는 지구 귀환의 첨병으로써 선발파견조사대로 지구에 도착한다. 지구 사람들과 살아가게 된 로랑은 지구인과 문 레이스의 화평을 바라지만, 두 세력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전쟁 상황에 돌입하게 된다. 양측을 모두 막으려는 의지를 가진 로랑은 먼 과거에서부터 묻혀져 있던 모빌슈트 ‘화이트 돌’에 탑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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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
4.0
퍼스트건담이 나오고 이때까지 20년간의 대부분을 인간에 대한 염세주의의 우울증과 함께 한 사람이 최종적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말자는 명확한 결론에 도달했다. 칸노 요코의 개사기적인 OST와 함께 말이다. 지난 건담의 20년을 따라간 사람은 이 엔딩에 얼마만큼의 감동을 받았을까. 난 너무 늦게 태어났어.
사평
5.0
이제껏 본 토미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나는 이데온 발동편이나 역습의 샤아같은 그의 연출력을 맘껏 뽐내는 극장판을 꼽고싶다. 나야 시각적인 면모를 워낙 중시하는 인간이라 그렇다. 다만 토미노의 경력에서 그러한 극장판보다 장편 애니메이션 기획이 훨씬 많다는 점을 보면, 그는 분명 50화짜리 tv시리즈에서 발휘하는 능력도 뛰어난 사람이다. 무엇보다 토미노는 독특한 사람이다. 작품으로서는 단점이 될 지 몰라도 그런 괴이한 대사처리나 난해함이 기묘한 매력으로 다가옴은 부정할 수 없다. 턴에이라는 작품이 그의 인생과 건담에 있어 얼마나 특별한 위치를 점하는지는 구태여 얘기 안하련다. 작품 자체적으로 봐도 이 왕자와 거지 이야기는 다채롭고, 훌륭한 음악과 색감이 어우러져 볼만한 장면도 많았다. 명디자이너 시드 미드가 만들어낸 불세출의 디자인 역시 길이 남을만 하다. 특히 좋아하는 것은 턴 엑스였다. 얼마나 아름답고 우아한지, 시드 미드의 스케치를 보자마자 그대로 반해버렸다. 사랑에 빠졌다. 작품에서 비춰지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그 빼어난 곡면과 비대칭성 탓에 애니메이터가 그리기 힘들어서 얼마 움직이지 못한게 안타깝다. 내가 또한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그 끝마무리인데, 지금의 마무리가 나빴다는 것은 아니다. 되려 훌륭하기에 '조금 더 시간을 들였으면' 하는 안타까움이라 하겠다. 턴엑스와 턴에이의 사생결단이 좀 더 길고 파괴적이었으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좀 더 시끄럽게 몰아치다가, 끝나고 난 뒤의 백색 정적도 더 길었으면 어떨런지. 이야기를 담는데 있어서 20분의 시간제한은 가끔 너무 가혹하게 다가온다. 결말 하니 또 하고싶은 말이 있다. 아마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논쟁(또는 투정)을 만들어내는 것은 소시에라는 캐릭터의 결말일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가족과는 전부 생이별, 그나마 남은 엄마는 미쳐버린 채 평생을 함께할 것이다. 또 거기 달관해서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작품에서 비춘 마지막 모습은 로랑과의 추억을 내던져버리며 엉엉 울어버리는 것이니 가혹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토미노는 로랑도 소시에도 서로를 사랑한다고 스스로 밝혀놓고서 그런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암만 그녀가 그 나이 사춘기 소녀의 한계를 못벗어나서 우물쭈물 표현도 못하다가 증오에 몸을 실었다지만,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 나중에 갈수록 그럭저럭 표현하고, 그럭저럭 성장한다. 세상에 그만큼 해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그렇다면 왜 그래야 했는가. 어째서 그랬는가. 창작자로서의 토미노는 그녀의 행방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는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중학생 시절 보았던 에스카플로네의 결말인데, 그 작품 역시도 칸노 요코의 작곡과 더불어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참으로 좋았다. 마무리에서 조금 얼버무린 감이 있어도, 작품의 감상을 망쳐버릴 정도로 탈선하진 않았다. 다만 기억에 남는것은 주인공 커플의 행방. 서로 사랑하는 선남선녀 두명은 끝에 가서 각자의 세계에 남는 것으로 이별을 선택한다. 처음에는 다소 놀라고 또 안타까워 왜 굳이 이랬을까, 싶었으나 이제와서 보면 결국 내 기억에 에스카플로네가 깊게 남아있는 이유는 바로 그 이별이었다. 이별이라는 것이 주는 짙은 쓰라림, 애절함이란 무척이나 강렬한 것이다.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소시에 하임을 잊기 힘들 것이다. 그래도 둘이 언젠가는 만나겠지 염불을 외며 혼자 생각이라도 해보자. 꼭 이것만이 아니더라도 '달의 고치'를 배경음악으로 하고 이어지는 턴에이의 엔딩 시퀀스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진다. 그 편집이며, 정보를 잘게 나눠 미묘하게 이어나가는 감각. 평온함과 울음을 함께 두고, 소시에와 키스를 나눈 뒤 돌아서는 로랑의 얼굴을 똑바로 비춰주지 않는다던지. 왜 그녀는 로랑에게 말을 걸려다 말았을까? 디아나의 건강은 어찌 될 것이고, 패배자의 말로는 뭘 의미하는 것일까? 토미노는 자기가 전달하고 싶은 것을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악명높은 토미노부시도 그런 점에서 생겨나는 것이고, 설명되지 않는 부분, 구태여 알려주고 싶지 않은 부분이 많아지니 물음과 함께 여운도 생기는 것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나로선 그 여운 좀만 더 여유롭게 느끼고 싶었을 뿐. 토미노가 직접 썼다는 에세이인 턴에이의 치유가 무척이나 읽고싶어졌다. 일본어를 못하니 사봤자 무용지물일테지만, 인터넷에 자잘하게 떠도는 글 중 굉장히 인상깊었던 것이 있다. <(전략) 또 한가지 문제는 성(性)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구엔이 로랑을 '로라'라고 부른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어떤 각본가에게 전체적인 흐름의 구상을 의뢰했다. 그 각본가는 (중략) 성을 바이오 테크놀로지로 조작할 수 있는 세계관을 제안해왔다. 나는 오랜만에 격노했다. "어째서 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지향하는가. 그런 설정이 SF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박하다. (중략) 내가 이 작품에서 논하고 싶은 '인간의 성'에는, 수컷과 암컷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 측면의 즐거움을 상상하지 못하니까, 안이하게 '여자, 남자'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의식이 생겨나는 것이다. (중략) 수컷과 암컷이 공존하는 신묘함을 받아들이는 인간, 그런 인간의 생활은 본래 우리들이 공유해왔던 것이다. 이것을 통해 감성을 넓힐 수 있다. 적어도, 현대사회의 표층적인 남녀분화만을 그려낸 이야기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 동성애도 있는 것이 당연. 그래서 인간은 묘하고도 즐거운 생물이 아닌가."> 딱히 그 사상에 동의한다거나 이것이 옳다고 느껴지진 않았지만, 왠지… 이 사람이 이야기하는 성에 대한 관점은, 개방적인 척 묘하게 꽉막힌 나와는 무언가 남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껴진다. 창작자를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여러모로 남다른 이 노인이 퍽 부러워졌다는 뜻이다.
유승걸
5.0
위대한 종결.
이봄
4.0
전원풍 로봇물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ㅋㅋ 는 존잼...
SAS
4.5
건담을 창조한 감독의 의미있는 마침표
존맥클레인
5.0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인류문명이 멸망한 산선한 스토리. 수염건담도 개인적으로 호
태태치치
3.5
수염
Shon
4.0
도대체 이게 건담이 맞단 말인가-라는 심정으로 감상하다가, 토미노 감독 특유의 이야기 전개로 푹 빠져들어 보게 된다. 역시 클리셰가 느껴지지 않는 대본이 미덕이고, 아름다운 그림체로 그려진 유려한 세계관도 일품이다. 괴악스런 건담 디자인도 이 곳에 맞게 녹아 있던 것이리라. 후반부 반전과 거대한 스케일로 번지는 전장은 과연 건담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G건담처럼 허무맹랑한 물건은 아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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