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이제 더는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사소한 것에서 비롯될 때 우리는 더 마음이 아프다. 이안이 홧김에 끊어버린 sns친구관계가 그래서 눈에 밟힌다. 친구추가를 보내도 그 진영이는 계속 응답이 없을테니까. 그 진영이는 영원히 이안이의 '알 수도 있는 사람'에만 머무르고 있을거라는 사실이 가슴을 너무 아려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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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가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누르고 숫자를 셀 때마다 심장이 곤두박질 치는 것 같았다. 근래들어 본 최고로 마음아픈 스릴러였다. 설정도 연출도 중간중간 나오는 회상의 기억들도. 뭐 하나 빈 것이 없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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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깔끔하지만 내가 원했던 끝은 아니었다. 나는 여운보다는 카타르시스를 기대했는지도. 그래서 진영이가 치려던 말은 뭐였을지가 궁금해서 이 드라마를 속 시원히 보낼 수가 없다. 심희섭 배우님의 연기가 그 정도로 매력적이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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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어느 날 자신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했다. 남자의 마지막 말은 어쩌면 모두가 알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것만으로도 감히 짐작할 수 있을것 같다.
- 소재가 정말 신선하고, 이를 이끌어가는 방법도 세련되고 좋다.
- 배경음악이 과할만큼 좋지만, 아마 웹드라마의 특성때문인듯
- 심희섭이라는 배우가 생각보다 진영이라는 캐릭터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결말은 아쉽다. 아주 조금이라도 해석의 여지가 될 만한 단서조차 발견되진 않는 느낌.
- 뭐 그거야 그거고. 여주 입장에서의 결말이라면 이해할 만 하다. 그 숫자가 무엇이 되었건,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건, 그저 모든 순간들을 돌이켜보며 진정으로 실감하고 아파한 이후에야 다음을 이야기할 수 있음을.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