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 Best 7

20일 전

30돌을 맞이하며 어느덧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 올해는 특히 엄청난 게스트와 화려한 작품 라인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에디터가 부산에서 만난 영화들 중 가장 좋았던 7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

 

 

 

빅 볼드 뷰티풀 

 

감독: 코고나다  |  출연: 마고 로비, 콜린 파렐

 

⭐️ 4.0

〈애프터 양〉의 코고나다 감독이 처음으로 비아시아권 배우들과 함께 할리우드 자본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사라’(마고 로비)와 ‘데이비드’(콜린 파렐)가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떠나는 환상적인 여정을 담았는데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각자의 과거를 마주하며 스스로를 용서하고 치유하는 셀프 힐링 영화입니다. 어릴 적부터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는 코고나다 감독이 ‘무엇이든 가능한’ 판타지 세계를 흡입력 있게 그렸고, 히사이시 조와 미츠키, 레이베이 등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의 음악으로 정체성을 더했는데요. 시간과 장소의 마법에 몸을 내맡길 수 있는 환상적인 두 시간이었어요. 〈빅 볼드 뷰티풀〉은 10월 24일 국내 개봉 예정입니다.

 

 

시라트 

 

© QuimVives

감독: 올리베르 라셰  |  출연: 세르지 로페스, 브루노 누녜즈

 

⭐️ 3.5

제78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이후 ‘칸의 매드맥스’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 작품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입소문만으로 빠르게 화제 되어 많은 관객들로 하여금 부랴부랴 관람 일정을 변경해 티켓을 예매하게 만들었는데요. 〈시라트〉를 반드시 이번 영화제에서 봐야만 했던 이유는 바로 아이맥스(IMAX)관 상영이 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음악과 사운드가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차가 사막을 달리며 펼치는 일종의 액션 장면들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꼭 큰 스크린과 입체적인 음향이 갖춰진 환경에서 볼 것을 추천합니다. 제목인 ‘시라트’(Sirāt)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최후의 심판 날 모든 사람이 건너야 하는, 천국과 지옥을 이어주는 다리를 의미하는데요. 마지막까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여정 속에서 강렬한 체험과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국보

 

감독: 이상일  |  출연: 요시자와 료, 요코하마 류세이

 

⭐️ 3.5

〈분노〉, 〈유랑의 달〉 이상일 감독의 신작인데요. 17세기 초 일본 교토에서 시작된 전통 예술 ‘가부키’를 소재로, 서로를 뛰어넘어야만 했던 두 남자의 운명을 그렸습니다. 당시 여자가 무대에 설 수 없었기에 무대에서 여자 배역을 연기했던 남자를 뜻하는 ‘온나가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극중극의 형태로 영화 안에서도 ‘연기’를 펼치는 ‘기쿠오’(요시자와 료)와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의 감정이 서사에 한층 깊이를 더해줬습니다. 세 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고, 섬세한 장면 연출과 음악이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등극한 영화이기도 한데요. 영화 〈국보〉는 11월 19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 Vague Notion photo by Yorick Le Saux

감독: 짐 자무쉬  |  출연: 케이트 블란쳇, 비키 크립스, 아담 드라이버 외

 

⭐️ 4.0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서로 다른 지역을 배경으로 가족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3부작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치는데, 별다른 사건 없이 인물들 간의 대화만으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요. 짐 자무쉬 감독의 색채가 집대성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케이트 블란쳇과 아담 드라이버, 톰 웨이츠 등 이전 작품들에 출연했던 반가운 얼굴들과의 재회는 물론, 〈커피와 담배〉의 미장센, 〈패터슨〉의 반복과 변주, 〈지상의 밤〉에서 선보였던 옴니버스 구성과 블랙 유머까지 리드미컬하게 맛볼 수 있었습니다. 대화의 행간에서 읽을 수 있는 미묘한 공기를 포착하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마스터마인드

 

감독: 켈리 라이카트  |  출연: 조쉬 오코너, 알라나 하임, 존 마가로 외

 

⭐️ 3.5

켈리 라이카트 감독은 점점 대중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는 듯한데요. 재미와 리듬을 더하면서도 본인의 스타일과 패턴을 잃지 않아 매력적인 감독입니다. 영화는 평범한 중산층 ‘제임스’(조쉬 오코너)가 미술관에서 명화를 도둑질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데, 제목의 〈마스터마인드〉는 범죄를 계획하고 주도하는 ‘배후’라는 뜻이에요. 내용만 보아서는 하이스트 무비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인물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아이러니적인 상황을 통해 그 공식을 해체하는데요. ‘배후’, ‘범죄자’, ‘미대 중퇴생’ 등, 스스로를 정의하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붙여지는 여러 이름을 전전하며 방황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재치 있으면서도 씁쓸하게 보여줍니다. 켈리 라이카트는 이번에도 영화에서 일상을 생략하지 않고 현실의 연장선을 담아내며 엔딩 크레딧 이후에도 생각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프랑켄슈타인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  출연: 오스카 아이삭, 제이콥 엘로디, 미아 고스 외

 

⭐️ 3.0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이 기예르모 델 토로라는 필터를 거쳐 재탄생했습니다. 감독이 직접 밝힌 것처럼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한 감정 묘사가 강하게 드러난 작품이었는데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이맥스(IMAX) 포맷의 프리미어 상영이 이루어졌습니다. 장인답게 정교하게 디자인한 크리처의 비주얼을 보는 재미도 상당했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냈다는 미술, 메이크업, 의상이 세계관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델 토로 감독은 이 영화가 어두움보다는 사랑과 포용에 대한 이야기이며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사와 악마가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각자의 형태로 ‘괴물’이며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서로를 용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가 와닿는 작품이었어요. 〈프랑켄슈타인〉은 11월 7일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10월 22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사랑을 꿈꿀 때

 

© Cecilie Semec

감독: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  |  출연: 엘라 위버비, 셀로메 엠네투

 

⭐️ 4.0

스토리텔링에 관한 이야기는 늘 흥미롭습니다. 노르웨이의 이야기꾼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 감독이 선보이는 ‘섹스, 러브, 드림’ 삼부작 중 세 번째 작품인데요. 7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는 열일곱 살 소녀 ‘요한네’(엘라 위버비)가 사랑에 빠져들며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글로 기록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섬세하면서도 솔직한 감정 묘사에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는 대화가 더해져 관객들을 완전히 무장해제시킨 작품이자 이번 영화제에서 발견한 숨은 보석 같은 작품이었어요. 영화 시작 전 영상으로 전해진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 감독의 말처럼 살면서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만들며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어떤 선택을 할지는 전부 우리들의 몫입니다. 

 

 

지금,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왓챠피디아 에디터가 선택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들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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