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ALL RIGHTS RESERVED ( Major )
번듯한 집, 적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보통의 삶’과 영화는 동시에 지킬 수 없는 걸까요? ‘정현’(정회린)과 ‘다린’(김연교)이 함께 만든 영화가 6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되었지만, 다린은 자신이 출연한 부분을 잘라내달라고 말합니다. 영화 〈월드 프리미어〉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사회 초년생들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문제를 재치 있게 그립니다.
“짐 자무쉬, PTA, 아리 애스터, A24, 소지섭이 가져온 영화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보는데 보통 사람들은 안 봐요.”
김선빈 감독의 단편영화 〈월드 프리미어〉는 영화에 관한 영화입니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 되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영화 보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소소하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한 대사가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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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결혼과 이사를 앞둔 다린의 집에 초대받아 낑낑대며 TV를 옮깁니다. 6년 전에 촬영했지만 이제서야 가편집본을 완성한 영화 〈사람의 보풀〉을 정현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인데요. 정현의 몸집만 한 TV는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여주기가 두려운 그녀 마음의 무게를 보여주는 듯하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다린의 남자친구 ‘석진’(문상훈)은 정현에게 잠시 TV를 내려놓으라고 하지만, 정현은 ‘한번 내려놓으면 다시는 못 들 것 같다’고 답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정현이 6년 동안 영화를 내려놓지 못한 이유도 비슷할지 몰라요.
6년 동안 영화에 매달린 정현과 달리 연기를 그만둔 다린은 자신이 현실을 찾았다고 말하는데요. 영화라는 꿈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가 달라 말다툼이 벌어집니다. 좋아하는 마음과 열정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일도 나이가 차고 현실의 문제를 맞닥뜨리면 점점 시도해 보는 것조차 망설여지기 마련인데요. 영화는 꿈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각자의 길이 정답이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정현과 다린이 진심을 모아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과연 정현의 영화는 어떤 자리에서 첫 상영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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