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TV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시리즈?

2일 전

전설의 미드 〈브레이킹 배드〉와 〈베터 콜 사울〉을 만든 제작자 빈스 길리건이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1위를 휩쓸었고, 〈세브란스: 단절〉이 세운 기록을 단숨에 넘어서며 애플 TV 사상 최다 시청률을 기록한 시리즈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입니다. 

 

© Apple TV

 

 

*해당 아티클은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의 주요 설정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수에서 하나로, ‘PLUR1BUS’

지난 11월 7일 첫 화를 공개한 애플 TV 새 시리즈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는 정체불명의 외계 바이러스로 전 인류가 '하나의 정신'으로 통합된 세상에서 행복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려는 불행한 작가 ‘캐럴 스터카’(레아 시혼)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브레이킹 배드〉의 제작자 빈스 길리건이 선보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으로, 스핀오프작이었던 〈베터 콜 사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레아 시혼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불러일으켰는데요. 공개되자마자 미국에서 첫 7일 동안 640만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애플 TV 드라마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오프닝 기록을 세웠고, 현재까지 애플 TV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시리즈에 등극했습니다.

 

© Heritage Auction Galleries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이하 〈플루리부스〉)의 제목은 1956년까지 미국의 비공식 표어였던 라틴어 'E Pluribus Unum!’(에 플루리부스 우눔)에서 따온 것으로, '여럿으로부터 하나로'(Out of many, one)를 의미합니다. 미국은 식민지 시대부터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가 공존했고, 건국 당시 13개의 국가가 모여 합쳐진 나라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당 표어의 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는지, 어떤 ‘하나’가 될 것인지를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Apple TV

 

미국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듯한 〈플루리부스〉에서 드러나는 주제 역시 비슷한데요. 극 중 외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류 전체가 의식을 공유하는 하나의 집단으로만 존재하게 됨으로써 행복만 남겨진 세상은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지만, 캐럴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하고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리려 고군분투하죠. 시청자들은 뒤집힌 세상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캐럴을 따라가며 이 시리즈의 세계관을 하나씩 알아가게 됩니다. 



세계관 장인 빈스 길리건 

제작자 빈스 길리건이 10년 전부터 구상해 온 아이디어를 담은 〈플루리부스〉에는 그의 특색이 짙게 묻어있습니다. 기존 빈스 길리건의 팬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밖에 없는 장치들이 가득하죠. 전작인 〈브레이킹 배드〉나 〈베터 콜 사울〉과 마찬가지로 뉴멕시코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앨버커키를 배경으로 삼아 ‘앨버커키 유니버스’를 이어갑니다. 그의 이야기 속 무대가 되는 도시는 단순히 배경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캐릭터처럼 기능하는데요. 빈스 길리건은 앨버커키를 두고 ‘지구상에서 최고의 장소’ 중 하나라고 했을 만큼 애정이 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앨버커키는 UFO가 많이 출몰하기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해서, 외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플루리부스〉의 배경으로 삼기에 아주 적합한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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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리부스〉의 기획 초기 단계에서 극을 이끄는 주인공은 남성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레아 시혼에게 배역을 맡기고 싶었던 빈스 길리건은 주인공의 성별을 바꿔 시리즈를 제작하는데요. 레아 시혼이 〈베터 콜 사울〉에서 맡았던 ‘킴’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기에 팬들조차 기시감을 우려했으나, 새 시리즈 공개 후 완전히 달라진 이미지로 캐럴 스터카를 소화해 호평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극 중 캐럴이 자신이 쓴 소설 속 캐릭터 ‘라반’의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는 설정에서도 사소한 연결점을 찾을 수 있어 재미가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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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 길리건은 전작에서도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뒤, 사건 발생의 전후로 타임라인을 이동하며 주변 인물까지도 스토리에서 배제하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해 내는 식으로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선보였는데요. 〈플루리부스〉에서도 바이러스의 창궐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시계를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고, 각 에피소드의 오프닝마다 새로운 장소와 인물을 조명하는 등 시청자들이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단서를 제시합니다. 또한,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인물이 가진 양면성을 모두 비춰내며 악인 속의 선, 선인 속의 악을 끄집어내 철학적인 질문까지도 끌어낸다는 점 역시 여전하죠.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에그

 

© Apple TV

 

이제까지는 본 적 없었던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만큼, 〈플루리부스〉는 작품 외적으로도 마케팅이나 기술적인 장치 등에 이스터에그들을 숨겨뒀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독특한 점은 자막의 색상인데요. 애플 TV에서 재생했을 때 포스터의 메인 컬러와 동일한 노란색의 자막이 나타납니다. 〈플루리부스〉 세계관 속에서 시리즈의 어두운 분위기와 대비되는 밝은 노랑은 왠지 기이하고 불안한 심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요. 〈브레이킹 배드〉에서 노랑이 약물(메스암페타민)과 위험을 상징했던 점을 떠올리면, 이러한 색상 활용 역시 우연이 아니죠. 

 

© Apple TV

 

극 중 캐럴이 자주 사용하는 장치인 ‘전화’도 현실로 이어집니다. 애플 TV는 시리즈 공개 전 짧은 티저 영상을 통해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직접 전화를 걸어보라는 홍보를 내보내기도 했는데요. 시리즈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번호인 (202)808-3981 혹은 (505)796-6933 (맨 앞에 미국 지역번호인 +1을 붙이면 한국에서도 연결됩니다)에 전화를 걸면, 시리즈 속 인물들이 직접 "Hi, Carol."(안녕하세요, 캐럴)로 시작하는 실제 대사를 들려줘 마치 〈플루리부스〉 세계관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평소에는 광고를 띄우지 않기로 알려진 애플 TV의 메인 화면에도 한동안 다이얼 배너가 걸렸고, 모바일 기기에서 누르면 바로 전화 앱으로 연결되는 장치가 작동하기도 했어요. 또한, 구글 검색창에 시리즈의 제목인 ‘Pluribus’(플루리부스)를 검색하면 최상단에 “What are you searching for, Carol?”(캐럴, 뭘 찾고 있나요?)이라는 메시지가 지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왓챠피디아


 

하나의 집단이 된 인류와 유일한 면역자인 캐럴이 맞서 ‘서로를 고치려는’ 시도를 펼치는 가운데, 세계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야 옳은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시리즈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는 지난 12월 24일 시즌 1의 파이널 에피소드를 공개했는데요. 현재 시즌 2 제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와 관련된 작품들의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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