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물 좋아하시나요? 제목은 좀 길지만, 재미는 확실한 추리물 미드 두 편을 소개할게요. 흥미로운 미스터리와 코미디,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탐정들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새로운 괴짜 명탐정 등장🦅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
© Netflix
132개의 방, 157명의 용의자, 그리고 1구의 시신. 넷플릭스 시리즈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The Residence)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저택, 백악관 관저에서 일어난 살인 미스터리를 다룹니다.
호주 국빈 만찬이 열린 날, 은퇴를 앞둔 백악관의 수석 관리자 ‘AB 윈터’(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3층 오락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됩니다. 당일 백악관에서 일하던 모든 직원과 행사에 참석한 귀빈 전원이 용의선상에 오른 가운데, 유명한 탐정 ‘코델리아 컵’(우조 아두바)이 경찰국장의 자문으로 찾아오는데요. 코델리아는 매우 넓고 복잡한 밀실인 백악관 관저를 누비며 수많은 용의자를 차례차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생전 AB 윈터는 깐깐한 원칙주의자로, 생각보다 여러 사람들이 그를 해칠 만한 동기나 원한을 갖고 있었어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유력한 용의자 후보는 계속 바뀌고, 그렇게 ‘누가 왜 AB윈터를 죽였는가?’라는 질문의 답도 흐릿해져 가는 듯한데요.
© Netflix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는 〈그레이 아나토미〉, 〈브리저튼〉의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의 신작입니다. 케이트 앤더슨 브라우어의 논픽션 [백악관의 사생활]을 모티브로 탄생한 미스터리 코미디물인데요. 너무 거대한 공간과 지나치게 많은 용의자가 장점이자 또 단점이 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드라마는 살인 사건이 발생한 후 의회 청문회에서 관련자들이 당시 상황을 진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8부작 내내 과거와 현재를 오갑니다.
작품의 긴 호흡을 유지하고 또 이끌어가는 건 새로운 천재 괴짜 탐정 코델리아 컵이었어요. 흑인 여성이란 점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지만, 탐조가 취미인 ‘새 덕후’ 설정과 생선 통조림을 사랑하는 유별난 식성, 그리고 촌철살인 말발의 소유자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코델리아는 놀랍고 예리한 관찰력과 분석력으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 가는데, 그 과정에서 같이 사건 수사를 하게 된 FBI 수사관 ‘에드윈’(랜들 박)을 포함해 여러 캐릭터를 말로 조곤조곤 공격합니다. 이게 풍자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유머 코드가 맞다면 키득키득 웃으면서 보게 돼요.
© Netflix
전형적인 ‘후더닛’(Who done it, 누가 범인인가) 추리물인데, 주인공 코델리아의 존재감은 확실하나 앞서 말한 것처럼 드넓은 백악관과 다수의 용의자가 독이 될 때가 있어 살짝 아쉬웠습니다. 매화 주요 장소와 용의자가 바뀌는 게 초반부에는 신선한데 이 패턴이 반복되니 후반부엔 조금 산만해지기도 하더라고요.
1화부터 캐릭터들의 티키타카가 많지만, 특히 범인을 밝히는 마지막 8화에서는 거의 코델리아의 단독 토크쇼라고 할 정도로 대사량이 엄청납니다. 편집에도 리듬감이 있으나 속도가 빠른 건 아니라 잠시 집중력이 흐려지면 놓치는 정보가 상당해요. 그래서 코델리아와 함께 추론하는 맛이 살짝 덜할 때도 있고요. 그렇지만 독특한 코델리아가 매력적이기도 하고, 그 대사들이 결국 다 회수되는 복선이고 떡밥이라 재밌습니다.
각 회차별 제목을 추리 미스터리 소설이나 영화에서 따올 정도로 미스터리를 향한 진심도 느껴져요. 3화의 타이틀로도 사용된 〈나이브스 아웃〉도 생각나지만, 무겁지 않게 통통 튀는 드라마라 그런지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도 떠올랐습니다.
같은 아파트 주민 3인방의 팟캐스트 수사일지🎙️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 Disney+
2021년부터 방영 중인 hulu 오리지널 시리즈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는 뉴욕의 어느 고급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비공식 탐정 3인방의 코믹 수사극을 그립니다. 국내에서는 디즈니+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요. 꾸준한 호평과 인기 속에 시즌 4까지 방송됐고, 시즌 5까지 확정돼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주인공 ‘찰스’(스티브 마틴), ‘올리버’(마틴 쇼트), ‘메이블’(셀레나 고메즈)은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아코니아’의 주민입니다. 찰스는 한 때 수사 드라마 주연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는 배우, 올리버는 더 이상 브로드웨이에서 불러주지 않는 뮤지컬 제작자, 메이블은 잠시 친척의 아파트에서 지내는 중인 화가 지망생인데요. 탐정도 형사도 아니고, 나이부터 직업까지 딱히 겹치는 게 없는 이 세 사람의 공통 관심사는 바로 범죄 실화를 좋아하고, 관련된 팟캐스트의 애청자라는 것!
© Disney+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시즌 1은 어느 날 아코니아에서 한 청년이 죽은 채 발견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말했지만, 찰스, 올리버, 메이블은 의문을 품고 사건을 파헤치고 그 내용을 팟캐스트로 제작하는데요. 우당탕탕 탐정 놀이처럼 보여도 세 사람은 나름 진지하게 사건을 다각도로 조사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잘못 짚을 때도 있지만, 엉뚱함 속에서도 치밀함을 발휘하며 결국 팀워크로 진실을 찾아내요.
원제인 ‘Only Murders in the Building’처럼 초기 시즌은 아코니아 아파트가 주된 무대지만, 이후 시즌에서는 다른 장소로도 스토리가 확장되는데요. 추리와 코미디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다 잡았을 뿐만 아니라, 못 말리는 두 노신사와 MZ 여성이라는 신선한 조합이 매력적인 시리즈입니다. 회를 거듭하며 쿵짝이 맞아가는 모습도 그렇지만,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완성되는 유사 가족 같은 케미스트리가 재미있어요.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예상 별점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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