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면서 그 가치를 더해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명작들이 있습니다. 제45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자 전 세계 관객들이 오랫동안 명작으로 꼽아온 영화 〈대부〉와 〈대부 2〉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극장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됐는데요. 어쩌면 너무 유명한 영화라는 이유로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준비했습니다 🤓
© 팝 엔터테인먼트
‘대부’는 어떤 이야기인가
영화 〈대부〉는 1969년 출간되어 2천만 부 이상 판매된 마리오 푸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콜레오네’ 가문의 이야기를 통해 유럽 이민자들, 특히 이탈리아계들이 어떻게 미국에 정착해 어떻게 미국 사회의 주류로 성장하게 되었는지를 다룹니다. 당시 삼류 취급받던 갱스터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작품으로 평가되는데요. 흔히 ‘마피아’라고 불렸던 집단의 폭력과 싸움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삶을 파고들어 내부의 심리적인 갈등과 한 인간으로서 품게 되는 고뇌들을 격조 있게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대부〉(1972) © Paramount Pictures
1972년 개봉한 〈대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 안에서 주류로 거듭났던 시기인 1946년에서 출발합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1세대 ‘비토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의 전성기를 비추며, 아버지가 하는 일을 물려받고 싶지 않아 했던 그의 셋째 아들 ‘마이클’(알 파치노)이 그다음 세대의 ‘대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립니다. 이어서 1974년 개봉한 〈대부 2〉에서는 1958년의 마이클과 1917년의 비토를 교차해 비추는데요. 새롭게 대부가 된 마이클이 조직과 가족을 이끌며 마주하는 고민들이 드러나는 동시에, 과거 비토 콜레오네가 미국에 처음 와서 자리 잡기까지의 서사가 보여지며 두 인물이 어떻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가 명확히 보입니다.
〈대부 2〉(1974) © Paramount Pictures
마지막 3편은 말년에 이른 대부 마이클이 지나온 길을 회고하며 자신의 삶을 다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인데요. 1990년에 개봉한 버전과 2020년 감독판에서 제시한 오프닝과 엔딩 편집이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버전에서 와닿는 주제가 다릅니다.
〈대부 3〉(1990) © Paramount Pictures
‘대부’라는 호칭은 원래 가톨릭에서 세례성사를 받는 사람의 후견인을 의미하는데요. 영화 〈대부〉에서도 본래 뜻대로 인물들이 새로 태어난 아이의 종교적 대부가 되는 장면들이 있지만, 그와 더불어 콜레오네 집안의 대부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며 집단의 우두머리로서 얻은 존경심을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해요. 영화 〈대부〉에서는 종교와 조직의 세계가 대비되는 모습도 극명히 보여주기 때문에 이렇게 호칭이 중첩되는 순간들에서 특히 영화의 핵심이 되는 씁쓸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부〉가 3부작이 되기까지
〈대부〉 3부작 © Paramount Pictures
1, 2, 3편으로 구성된 〈대부〉 시리즈는 원래 3부작으로 기획된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제작사인 파라마운트가 마리오 푸조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하고자 했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에게 영화 〈대부〉한 편에 대한 연출을 의뢰한 건데요. 코폴라 감독은 원작의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묘사에 거부감을 느꼈고, 영화가 얄팍한 갱스터물로 보일까 우려해 처음에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제작사인 ‘아메리칸 조트로프’(American Zoetrope)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감독직을 수락했죠. 코폴라 감독은 원작자 마리오 푸조와 협업해 각본 작업을 하며 〈대부〉를 단순 범죄 영화가 아닌 가족 서사와 미 제국 주의, 권력에 대한 은유를 담은 이야기로 풀어갔어요.
〈대부 2〉(1974) © Paramount Pictures
1편이 성공하자 제작사는 곧바로 속편 작업에 착수합니다. 코폴라 감독은 속편 제작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으나 전·후 세대 인물들의 서사를 교차시키는 형태라면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작품을 수락했어요. 2편 제작 과정에서 스튜디오는 코폴라 감독에게 전적으로 연출권을 넘겨줬고, 평단에서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이자 세 편 중 가장 걸작으로 꼽는 작품이 탄생합니다.
〈마리오 푸조의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 (2020) © Paramount Pictures
이후 작품에 대한 논의도 여러 차례 오갔지만 코폴라 감독은 3편을 즉시 만들고 싶지 않았고, 만든다면 기간을 두고 의미 있는 에필로그로 마무리하길 원했습니다. 프로젝트는 10여 년을 떠돌다 우여곡절 끝에 코폴라 감독에게 돌아왔고, 스튜디오와의 갈등 끝에 1990년 〈대부 3〉(The Godfather Part III)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는데요. 이 영화를 3편이라고 부르길 원하지 않았던 코폴라 감독은 원래 자신이 의도했던 대로 에필로그 버전을 편집했고, 〈대부〉 개봉 50주년을 맞은 2020년, 〈마리오 푸조의 대부 에필로그: 마이클 콜레오네의 죽음〉(The Godfather, Coda: The Death of Michael Corleone)이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감독판을 다시 선보입니다.
〈오퍼: ‘대부’ 비하인드 스토리〉 © Paramount+
파라마운트는 결코 쉽지 않았던 영화의 제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2022년 〈오퍼: ‘대부’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드라마로 제작해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
〈대부〉(1972) © Paramount Pictures
〈대부〉가 단순 갱스터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미국의 사회적인 상황과 이민자들의 공동체를 생생하게 담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대부 2〉에서 비토는 시칠리아를 떠나 미국 땅을 밟는 과정에서 자신의 원래 성 대신 고향 땅의 이름인 ‘콜레오네’를 성으로 얻게 되는데요. 실제로도 입국 심사에서 이름이 바뀌는 일이 흔했고, 영화에서처럼 영어를 몰라서 고향 이름이 성으로 기록된 사례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렇듯 영화는 전쟁 후 미국이 새로운 질서를 자랑하던 시기에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겪은 정체성의 해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대부 2〉(1974) © Paramount Pictures
원작 소설을 집필한 마리오 푸조, 감독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마이클 역을 맡은 배우 알 파치노 모두 실제 이탈리아계 미국인인데요. 특히 알 파치노의 부모님은 영화 속 비토 콜레오네처럼 시칠리아 이민자라는 점에서 배역과의 유사성이 돋보입니다.
〈대부 3〉(1990) © Paramount Pictures
영화 〈대부〉에는 코폴라 가문 사람들도 대거 참여했어요. 대표적으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마이클의 딸 ‘메리’ 역으로, 동생인 탈리아 샤이어가 마이클의 동생 ‘코니’ 역으로 출연했고, 아버지인 카마인 코폴라는 음악 작업에 참여했죠. 영화 속 콜레오네 가문이 가족 사업을 꾸려나갔던 것과 어느 정도 겹쳐 보이는 지점인데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와이너리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극중 비토 콜레오네의 올리브유 사업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대부〉 3부작의 예상별점을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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