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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 대세라는 영화사 ‘네온’

5개월 전

최근 극장가에는 특정 영화사의 작품을 챙겨보는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감독이나 작가뿐만 아니라 영화사 고유의 취향이 생기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에서 젊은 팬층을 끌어모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영화사 ‘네온’(NEON Rated)을 소개합니다.

 

© 2024 Bruce Yan. All rights reserved.

네온은 2017년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임원이었던 톰 퀸과 앨러모 드래프트하우스 시네마의 창립자인 팀 리그가 공동 창립한 영화 제작/배급사인데요. 영화계를 잘 아는 두 사람이 뉴욕에서 시작한 이 작은 영화사는 제작보다는 배급에 주력하며 단시간에 굵직한 작품들을 성공시켰습니다.

 

영화 배급사는 영화를 고르고, 개봉할 시기를 정하고, 상영할 스크린을 확보하는 등 제작된 영화를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책임집니다. 따라서 배급사의 능력치란 곧 좋은 영화를 알아보는 안목과 취향, 그리고 마케팅에 대한 감각을 말한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네온이 배급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펴볼까요?  👀


위 다섯 편은 전부 네온의 배급작이자, 칸 영화제의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들입니다. 코로나19로 수상 발표가 없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네온은 2019년 제72회부터 2024년 제77회까지 연달아 다섯 차례나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거머쥐었습니다. 또한, 해당 작품들은 대형 제작사의 작품이 아닌 작은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네온은 어떻게 좋은 영화를 알아보고 관객들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었던 걸까요?

 

© Everett Collection

네온의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설립자 톰 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배급 업계에 몸담으며 경험을 쌓은 톰 퀸은 다큐멘터리와 외국어 영화, 장르 영화에 과감히 투자합니다. 이런 장르들은 대중, 주류와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수요가 높은 편인데요. 위험 부담이 있을 텐데도 두려움 없이 그런 장르들에 접근하는 이유는 톰 퀸 본인이 시네필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영화를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능력도 있겠지만, 안정성에 기대지 않은 과감한 선택으로 시네필들의 마음을 얻고 있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네온의 마케팅 방식 역시 주목해 볼만합니다. 네온은 ‘젊은 시네필’이라는 확실한 타겟을 정하고, 코어 매니아층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는 중인데요. 중소 규모의 배급사인 네온이 마케팅에 쓸 수 있는 비용은 상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에 업계에서 활용하던 지면이나 TV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실험적인 방식의 마케팅을 시도합니다.

 

2024년 네온에게 가장 큰 흥행과 수익을 가져다준 오즈 퍼킨스 감독의 오컬트 호러 영화 〈롱레그스〉의 흥미로운 마케팅을 살펴볼게요. 

 

© NEON Rated

네온은 참신한 게릴라 마케팅으로 영화 〈롱레그스〉를 홍보했는데요.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얼굴을 가린 포스터를 전광판으로 걸고, 살인범의 암호처럼 보이는 메시지를 신문에 게재하는 등 영화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암호를 풀겠다며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거는 인증샷을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촬영 중 긴장한 마이카 먼로의 빨라진 심장 박동 소리가 마이크에 녹음됐는데, 이 음성 파일을 SNS에 올리며 호러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죠. 

 

Bong Joon-ho and Tom Quinn © Jerod Harris Getty Images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도 네온이 맡았죠. 톰 퀸은 봉준호 감독과 친분이 두텁기로 유명합니다. 톰 퀸이 매그놀리아 픽처스에 재직할 당시,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마더〉를 북미에 배급하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꾸준히 지켜보던 톰 퀸은 2018년 〈기생충〉의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서 북미 배급권을 구매했고, 마케팅 과정에서 네온의 공식 SNS를 통해 언론,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 스틸 컷

2023년 8월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의 북미 배급권을 획득해 개봉 20주년을 기념한 북미 재개봉을 추진했고,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 NEON Rated

요즘 네온은 영화 제작자와 아티스트가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피난처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해 창의성과 상업성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온의 작품들은 ‘대담하고 예술적이며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로 평가되기도 하죠. 네온은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독립 영화 배급사로 자리 잡으며 영화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대세 영화사 ‘네온’의 작품들을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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