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만을 위한 장르영화제 🎥

약 2개월 전

국내 유일의 장르 단편 영화제인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2025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립니다. 2021년 20주년을 끝으로 폐지됐던 영화제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건데요. 수많은 국내 관객들이 이 영화제를 애타게 기다린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무국

 

 

20년의 역사와 4년 만의 부활

미쟝센단편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기초 자산인 단편영화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재능 있는 신인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2002년 탄생했습니다. 당시 단편영화는 어렵고 실험적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는데요.  ‘장르’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색다르게 보자는 이현승 감독의 주도로, 각 장르를 대표하는 김성수, 김대승, 김지운, 류승완, 박찬욱, 봉준호, 허진호 감독 등이 힘을 합쳐 그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미쟝센단편영화제는 신인감독들의 등용문이자 초기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로 유명한데요. 대표적으로 〈파묘〉와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 〈곡성〉 나홍진 감독의 초기작 〈완벽한 도미 요리〉 등이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단편만을 위한 유일한 영화제인 만큼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특히 학생이나 신인 감독들에게 소중한 기회로 여겨져 왔어요. 

 

©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무국

 

'미쟝센(Mise-en-Scène)'은 ‘장면화’ 혹은 ‘연출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영화 용어입니다. 대중들에게는 아모레퍼시픽이 런칭한 헤어 전문 브랜드의 이름으로도 익숙한데요. 헤어 브랜드 ‘미쟝센’ 역시 세련된 헤어스타일과 이미지를 연출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죠. 미쟝센단편영화제는 첫 개최 당시부터 아모레퍼시픽의 후원을 받으며 영화와 헤어 브랜드를 동시에 아우르는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영화제는 이후 20년간 지속해 오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위기에 봉착해 폐지됐고, 4년 만에 새롭게 정비해 다시 출발하기로 합니다.

 

© 씨네21

 

새롭게 운영되는 영화제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7인의 차세대 감독 엄태화, 윤가은, 이상근, 이옥섭, 장재현, 조성희, 한준희가 새로운 집행부로 나서며, 집행위원장 없이 공동으로 이끌게 되는데요. 이 7명의 감독들은 모두 미쟝센단편영화제를 통해 감독 데뷔 기회를 얻거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섹션명은 전부 영화 제목?! 

미쟝센단편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장르 영화를 조명한다는 점입니다. 초대 집행위원장인 이현승 감독은 영화제를 설립하며 “단편영화도 장편영화처럼 장르 개념을 도입하면 관객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그래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는 장르별로 작품을 구분해 섹션을 나누고, 섹션별 수상작을 뽑습니다. 경쟁 부문 다섯 개의 섹션명이 전부 영화 제목이라는 것도 흥미롭죠. 장르영화의 장으로 여겨지는 영화제인 만큼, 특정 장르를 바로 연상할 수 있는 영화 제목들을 사용해 해당 섹션에 어떤 성격을 가진 영화들이 포함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제21회를 맞이하며 20년 동안 사용하던 섹션명도 리뉴얼됐는데요. 영화제의 정체성과 방향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지금 이 시대의 감각을 담아내기 위해 젊은 영화인들에게 좀 더 친숙한 한국영화 최근작들의 제목을 붙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각 부문의 명칭은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어요. 

 

〈비정성시〉 👉🏻 〈고양이를 부탁해〉

 

 

사회적 관점을 다룬 드라마 장르. 지금 이 시대의 삶과 현실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단편영화들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젠더, 노동, 환경 등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영화적 언어로 성찰하는 영화들이 이 섹션에 포함됩니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 〈질투는 나의 힘〉

 

 

로맨스 · 멜로 섹션. 사랑과 이별, 인간관계 속 감정의 균열과 진동을 섬세하게 포착한 섹션으로, 사랑을 둘러싼 다양한 감정선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들이 포함됩니다. 

 

 

〈희극지왕〉 👉🏻 〈품행제로〉

 

 

코미디 섹션. 유머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섹션으로 단순한 웃음을 넘어 블랙 코미디, 사회 풍자, 슬랩스틱 등 다양한 감정의 결을 아우르며 삶의 복잡함과 아이러니를 재치있게 비튼 영화들이 소개됩니다. 

 

 

‘절대악몽’ 👉🏻 〈기담〉

 

 

공포 · 판타지 섹션. 초자연적 현상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공포, 판타지 단편영화들을 소개하는 섹션인데요. 전통 괴담의 정서부터 현대적 해석이 더해진 심리 공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적 결을 가진 영화를 소개합니다. 기존 섹션명인 ‘절대악몽’은 영화 제목을 그대로 쓰지 않고 패러디해 붙인 이름이었어요.

 

 

‘4만번의 구타’ 👉🏻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액션 · 스릴러 섹션. 강렬한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몰아치는 섹션으로 추격, 범죄, 복수 등 장르적 동력을 기반한 하드보일드 액션부터 정밀하게 설계된 심리 스릴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가 포함됩니다. 기존 섹션명인 ‘4만번의 구타’는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 〈400번의 구타〉에서 따왔어요.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대상

미쟝센단편영화제에는 수상 방식과 관련해 남다른 전통이 또 하나 있습니다. 다섯 개의 경쟁 부문에서는 각각 최우수 작품을 뽑아 수상하는데요. 모든 섹션의 영화 중 최고의 한 작품에게 돌아가는 ‘대상’을 결정할 때에는 심사위원 전원의 의견이 일치해야 합니다.

 

대상으로 선정된 영화는 그만큼 만듦새가 훌륭한 작품이라는 뜻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역대 영화제에서는 대상 수상 자체가 불발되는 해가 훨씬 많았습니다. 20회를 이어오는 동안 대상 수상은 단 네 번뿐이었어요. 역대 대상 수상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신재인, 〈남매의 집〉 조성희, 〈숲〉 엄태화, 〈나만 없는 집〉 김현정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 출품된 단편영화는 총 1891편으로, 역대 최다 출품수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많은 이들이 기다려 온 만큼 장르 단편 영화의 지평을 다시금 열어줄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무국

 

 

지금,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역대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들을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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