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 좋아하시는 분🙋🏻♀️
대개 1~2부작인 단막극은 장편 드라마,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답니다. 색다른 발상과 소재도 돋보이지만, 보석 같은 배우들과 신인 작가, 감독을 발견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회차가 많지 않아 단숨에 볼 수 있는 게 장점인데요. 전통을 자랑하는 ‘KBS 드라마 스페셜’과 CJ ENM 신인 창작지원 사업 오펜(O’PEN)에서 배출한 신인 작가 작품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을 필두로 매해 골라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올해도 다채로운 작품들이 공개되었는데요. 짧지만 각각의 재미와 감동이 있는, 2024년에 방영한 단막극들을 소개합니다.
〈아름다운 우리 여름〉
✔️ 장규리, 유영재, 손상연, 김민기, 김소혜 등 출연
✔️ 죽고 싶은 소녀와 살리고 싶은 소년의 ‘아름다운 우리 여름’을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
tvN에서 방송된 〈아름다운 우리 여름〉은 한 소녀와 어떤 가족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네쌍둥이 아름(유영재), 다운(손상연), 우리(김민기), 나라(김소혜)의 옆집에 동갑내기 새 이웃 여름(장규리)이 이사를 오는데요. 네쌍둥이네 식구들이 혼자 지내는 여름을 보고 먼저 살갑게 다가가도 여름은 퉁명스럽고 까칠하게 벽을 치기 일쑤입니다. 그런 여름이 신경 쓰이는 아름, 다운, 우리는 자꾸 여름을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는데,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여름도 형제들의 관심이 싫지만은 않아져요.
유사 가족, 쌍방 구원, 청춘, 성장, 힐링, 은은한 로맨스, 이 모든 키워드를 2부작 안에 채워 넣은 드라마입니다. 세상에 남겨진 캐릭터들을 따스히 보듬는 시선과 제목처럼 싱그러운 여름날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상미가 인상적이었어요.
〈아들이 죽었다〉
✔️ 장승조, 이설, 신문성 등 출연
✔️ 가상현실 속 아들을 진짜 사랑하게 된 배우가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
〈아들이 죽었다〉는 불가피하게 가상현실에 들어간 배우가 ‘아버지가 되어 아들을 지켜라’는 미션을 받고, 가상현실 속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 SF 미스터리 드라마입니다.
아버지는 전 서울 시장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출연작까지. 주인공 태환(장승조)은 남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배우이지만, 할리우드에 진출한 라이벌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합니다. 의문의 음주 운전에 휘말린 태환은 차검사(이설)로부터 법무부가 기밀 개발 중인 가상현실 수사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해주면 공소 취하를 고려해 보겠다는 제안을 받는데요. 유명 감독의 차기작 출연을 앞두고 있던 태환은 어쩔 수 없이 2024년 현실 영화와 과거 가상현실에서 아들을 잃게 되는 아버지 역을 맡습니다.
안하무인 톱스타였던 태환은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에서 점차 혼란을 겪고, 점차 강한 부성애를 느끼게 되는데요. 충격적인 결말과 장승조의 열연이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아름다운 우리 여름〉, 〈아들이 죽었다〉 말고도 ‘오프닝 2024’에는 이런 작품들이 있어요.
〈덕후의 딸〉
✔️ 김정영, 하영, 이이경 등 출연
✔️ 팬클럽 공금을 들고 사라진 엄마를 찾아 나선 딸이 평생 몰랐던 엄마의 실체를 알게 되는 휴먼 코미디
✍️ 엄마와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엔딩 크레딧 보며 코끝이 찡해지는 건 덤)
〈고물상 미란이〉
✔️ 임세미, 이시우 등 출연
✔️ 버려진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 나서며 시작된 고물상 주인과 진상 손님의 ‘마음 재활용’ 휴먼 로맨스
✍️ 상처로 마음을 닫은 여자 X 고라니처럼 불쑥 튀어나온 직진남의 알고 봐도 맛있는 클리셰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 이주영, 신재하 등 출연
✔️ 한평생 짝짝이 가슴으로 살아온 주인공의 ‘콤플렉스 극복’ 성장 로맨스
✍️ 배우들이 귀엽고 또 귀여워요
〈수령인〉
✔️ 강신, 조준영, 백선호, 노종현 등 출연
✔️ 50억 복권에 당첨된 여고생과 스무 살 고등학교 복학생의 고군분투 당첨금 수령기
✍️ 성장통에 구원 서사도 가미된, 2부작이 순삭되는 빠른 전개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 정상훈, 전혜빈, 이중옥, 김영옥 등 출연
✔️ 마을 카사노바 견 백구의 중성화수술에 앞장선 이장이 정관수술을 하며 겪는 일을 그린 좌충우돌 휴먼 코미디
MBC도 2부작 단편드라마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를 공개했습니다.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2023년 MBC 드라마 극본공모전 단편 최우수작으로, 통통 튀고 정감 가는 캐릭터들과 시트콤을 보는 듯한 코믹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드라마는 어느 충청도 시골을 배경으로 마을의 카사노바 견 백구, ‘아들 부자’인 이장 정자왕(정상훈), 백구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소년 복철(조단)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마을 곳곳에 백구의 새끼들이 태어나 민원이 빗발치던 와중에, 자왕 역시 아내가 아들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내키지 않지만 정관수술을 결심하게 되는데요. 수술 후 병원을 나온 자왕은 포경수술을 마치고 자신처럼 어기적어기적 걷는 복철과 마주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눕니다.
주연 정상훈의 하드캐리도 그렇지만, 모든 출연 배우와 강아지 백구가 완벽한 합을 선보여서 시즌 2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요.
〈사관은 논한다〉
✔️ 탕준상, 남다름, 윤나무 등 출연
✔️ 역사를 지키려는 사관과 왕이 되기 위해 역사를 지우려는 왕세손이 서로의 신념을 걸고 다투는 이야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24’의 문을 연 〈사관은 논한다〉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인데요. 정조가 즉위하기 전, 왕세손 이산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 배동(세자의 교육, 사회성 함양을 위해 선발한 또래 아이)이었던 사관의 시점에서 풀어낸 작품입니다.
어렸을 때 동궁(남다름)과 주먹다짐을 하기도 했던 여강(탕준상)은 사관이 되어 15년 만에 궁에 돌아오는데요. 재회의 반가움도 잠시, 동궁이 정쟁을 끝내고 새로운 조선을 만들기 위해 아버지 사도세자의 기록을 지우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여강은 옳지 않은 방법으로 옳은 일을 할 수 없다며 동궁과 팽팽하게 맞서는데요.
실제로 승정원일기에는 임금의 명에 따라 특정 내용을 지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걸 모티브로 해서 〈사관은 논한다〉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스토리의 몰입감과 여운도 좋았지만, 사관과 왕세손의 언쟁을 역사와 권력의 싸움으로 확장하는 구도에 감탄이 나왔어요. 극본, 연출, 연기까지 골고루 만족스러운 웰메이드 사극입니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4’에는 〈사관은 논한다〉 외에도 이런 작품들이 있어요.
〈핸섬을 찾아라〉
✔️ 오승훈, 한은성, 이우태, 김준범, 홍종현 등 출연
✔️ 재기를 꿈꾸는 해체된 무명 아이돌 멤버가 실종된 전 멤버를 찾아 떠나는 로드 트립
✍️ 마지막 뮤비를 놓치지 마세요!
〈영복, 사치코〉
✔️ 강미나, 최리, 하준 등 출연
✔️ 한국전쟁 1년 전, 남편을 두고 쟁탈전을 벌인 한국인 처 영복과 일본인 처 사치코의 동행기
〈모퉁이를 돌면〉
✔️ 정건주, 최희진 등 출연
✔️ 길눈 밝은 로드뷰 촬영팀 남자와 로드뷰에서 아버지를 발견한 길치 여자의 동행을 그린 멜로 드라마
〈발바닥이 뜨거워서〉
✔️ 오예주, 김강민, 박호산, 양의진 등 출연
✔️ 은둔형 외톨이 언니를 방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여동생의 힐링 성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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