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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피인터뷰

〈해피엔드〉 네오 소라 감독 인터뷰

26일 전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이자 청춘 영화 매니아들의 기대를 모은 영화 〈해피엔드〉. 〈해피엔드〉는 故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연주를 담은 콘서트 필름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로 잘 알려진 네오 소라 감독의 장편 드라마 데뷔작인데요. 〈해피엔드〉 개봉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네오 소라 감독을 만났습니다. 

 

네오 소라 감독 ⓒ Aiko Masubuchi

 

W.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영화 〈해피엔드〉의 감독 네오 소라입니다.

 

W.  〈해피엔드〉 개봉을 기념해 한국에 오셔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한국에서 영화가 개봉하는 소감은 어떠신가요?

- 한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해서 너무 좋아요.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많은 작품이거든요. 깊은 곳에서부터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그래서 더더욱 한국에서의 개봉이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긴장되기도 해서, 한국 관객분들의 반응을 꼭 알고 싶어요. 

 

W. 극 중 ‘코우’가 재일 한국인 설정이기도 하고, 영화에서 김밥이라는 소재도 꽤 중요하게 나와요. 이런 한국과 관련된 설정들을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는지 듣고 싶어요.

- 이 영화가 30년 이내의 근미래를 그리고 있잖아요. 일본에서는 30년 이내에 큰 지진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고, 이와 관련된 불안이 내재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만약 30년 안에 큰 지진이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제 안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사고적 실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일본인들이 만약 과거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다시금 그런 재앙이 닥쳤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다가 관동 대지진에 대해 찾아봤어요. 관동 대지진은 1923년, 그러니까 100년 전에 일본에서 있었던 일인데, 그때 조선인 대학살도 일어났어요. 이런 역사에 대한 기록들을 찾아보다가 식민지 역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됐죠. 그 역사가 어떻게 현재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코우를 재일 한국인으로 설정한다면 현실적인 상황들을 좀 더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W. 〈해피엔드〉가 보여주는 여러 메시지가 있었는데요. 영화가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분노보다는 사랑이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 같아요. 

- 저는 근본적으로 사랑이 없으면 화를 안 낸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분노도 사랑이 있어야 생길 수 있는 거예요. 사실 생각해 보면 화를 낸다는 건 엄청 피곤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내가 화를 내서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마땅히 필요한 일이겠죠. 그리고 변화를 재촉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화를 낸다고 생각해요. 분노와 사랑이라는 두 감정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W. 네오 소라 감독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궁금해요. 영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취미가 정말 많았어요. 음악도 좋아했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했고요. 친구들이랑 가벼운 동영상을 찍어보기도 했죠. 대학교 1학년 때 영화 수업에 들어갔다가 ‘영화라면 내가 좋아하는 이 모든 것들을 하나로 모아서 표현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1학년 때 들은 그 영화사 수업에서 영화가 처음 발명됐을 때부터 현대 영화까지 쭉 언급됐는데, 그중에서 제가 본 작품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집에서 가족들과 본 영화도 있고 친구들의 추천으로 본 작품들도 있었어요. ‘무의식중에 내 안에 영화의 원점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그때부터 영화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W. 특별히 영감을 준 작품이 있었나요?

- 영감은 어디에서든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영감 부자’라고 할까요. (웃음)

딱 보면 본능적으로 훔쳐오고 싶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는 늘 감탄하며 보게 돼요. 보통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 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면 음악을 틀어두잖아요. 저는 영화를 걸어놔요. 배경으로 틀어두고 청소를 하다가 문득 멈춰서 들여다보게 되면, 그 상태로 영화를 한참 보게 되는 거죠. 

 

W. 감독님의 세계를 확 넓혀준 작품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 좋아하는 영화가 정말 너무 많은데, 처음으로 충격을 받아 잊을 수 없는 작품은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아귀레, 신의 분노〉였어요.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영화를 보시면 바로 아실 거예요.

지금껏 이런 영화는 본 적이 없었어요. ‘이런 영화도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죠. 

 

W. 마지막으로 왓챠피디아 유저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영화 〈해피엔드〉 잘 부탁드립니다!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네오 소라 감독이 직접 뽑은 최애 영화들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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