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은 스타일리쉬한 비주얼과 영화적 디테일에 대한 고집으로 유명한 감독겸 제작자이다. 그는 빛보다는 어둠에, 남성보다는 여성에 강한 집착을 보여온 대표적인 비주얼리스트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필립 K. 딕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는 그의 묵시적 계시에 관한 통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영화 속의 산성비와 안개, 황량한 빌딩의 공간적 구조는 그의 비주얼적 감각이 천재적 수준이라는 점과 그 천재성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 기반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 등의 작품들은 가부장적인 남성패권주의를 벗어나 ‘강한’ 여성이란 화두에 집착하는 리들리 스콧의 단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