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달빛처럼, 어디에나 등려군의 노래가 있다!
10여 년 동안 8개국 200여 명을 인터뷰해 완성한 전기
1995년 5월 8일 등려군은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은 수많은 사람을 슬픔에 빠뜨렸다. 2013년 1월 29일 등려군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덩리쥔문교기금회가 정식으로 등려군 전기를 출간했다. 등려군의 삶과 가까웠던 사람들 200여 명을 인터뷰하고 직조한 결과물이다. 타이완, 홍콩, 중국, 일본, 타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프랑스 등 등려군의 삶의 족적을 따라 전 세계를 누비며 가족, 친구, 동료, 팬 등을 만났다. 10여 년간 하나하나 쌓아올려 충실히 재구성해낸 그녀의 인간적 삶과 기금회가 제공한 수많은 사진이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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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음악평론가 나카무라 도요中村東洋는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에는 본보기로 삼아야 할 여성이 두 사람 있다. 한 사람은
아웅산 수지이고 또 한 사람은 덩리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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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고가 마사오古賀政男는 이렇게 말한다.
“노래 천재는 그 민족에게 수십 년간 쌓인 감정의 분출구다.
하늘이 내린 재능, 혈통과 상관없이 조용한 의지의 표현이다.
덩리쥔의 노래가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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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히로시原田廣志는 이렇게 말했다.
“덩리쥔은 천재 가수라고 부르기보다 천사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린다.”
등려군(이하 덩리쥔), 그녀의 전기가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첨밀밀> <월량대표아적심> 등으로 한국인의 심금을 울려온 중화권 가수 덩리쥔은 지난 1995년 젊은 나이로 타계했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10년의 취재 기간, 타이완부터 중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프랑스 등 8개국에서 200여 명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덩리쥔 전기다. 저자 장제는 타이완 유수의 언론매체에서 편집주간을 역임하고 타이완 정부가 수여하는 언론인상인 금정상 수상자이기도 한 저널리스트다. 타이완의 덩리쥔문교기금회가 유일하게 공식 인정한 덩리쥔 전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덩리쥔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기금회의 지원을 받아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막 노래를 시작한 신인 시절, 타이완에서 대스타가 된 후, 일본 진출, 그리고 마지막 활동과 사망까지 덩리쥔의 인생 전체를 다루고 있다. 가족과 기금회의 지원으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도 여러 컷 수록되었다.
덩리쥔문교기금회가 공식 인정한 ‘유일한 판본’
이 책은 덩리쥔문교기금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전기’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덩리쥔문교기금회는 덩리쥔의 이름으로 중국어권 문화, 예술, 교육 등의 분야를 후원하는 단체다. 덩리쥔의 친오빠가 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덩리쥔의 유가족을 대표하는 입장으로, 덩리쥔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저작권을 관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덩리쥔문교기금회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줄곧 만들어지지 못했던 덩리쥔의 전기 영화가 기금회에서 긍정적인 쪽으로 돌아서면서 제작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기사가 날 정도다. 그런 만큼, 기금회가 전폭적으로 집필을 지원하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전기라는 점에서 내용의 진실성이나 수준 등을 믿을 수 있는 책이다.
사실 덩리쥔은 정치적으로 사이가 나쁘고 민간의 교류도 거의 없던 시절에 타이완과 중국을 목소리 하나로 연결시킬 정도로 문화적 의의를 갖는 대스타이기 때문에 타이완과 중국에서 수많은 버전의 전기와 관련 도서가 나와 있다. 하지만 유족을 인터뷰했거나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유명 스타인만큼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정보가 많았고, 그것만 모아서 사실 확인도 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쓴 책도 많다. 게다가 덩리쥔은 생전에 온갖 소문과 가십에 시달렸고, 그녀의 죽음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다.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거나 살해당했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책에는 최초로 덩리쥔의 사망 직전 건강기록표가 발표되어 죽음에 관련한 논란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용의 신뢰도에서 다른 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생전 지인 200여 명 인터뷰, 문화적 아이콘보다는 ‘인간 덩리쥔’에 초점
타이완부터 중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프랑스 등 8개국에서 덩리쥔과 관련 있는 인물 200여 명을 만나 직접 인터뷰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덩리쥔의 어머니부터 가까운 친구였던 린칭샤(임청하) 등의 스타들, 덩리쥔의 음반제작자, 작곡가 등 업계 관계자, 학창시절의 스승과 학우들, 매니저와 가정부 등 사적으로 가까웠던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덩리쥔의 음악생활과 사생활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부분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확실히 ‘덩리쥔 전기’이며 문화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이나 의미에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활동을 시작하고, 중국어권 전체에서 대스타가 되고, 일본과 미국, 프랑스 등 해외로 진출하고, 특히 일본에서는 몇 년 머무르면서 활발히 활동을 하는 등의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짚어 나간다. 한 사람, 한 여성으로서의 덩리쥔의 모습을 진실하게 조명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물론 덩리쥔의 가수로서의 삶을 서술하며 문화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덩리쥔이라는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저자가 덩리쥔에 대해 조금 감정적으로 서술하는 면이 있다. 10년이라는 세월을 들여 쓴 책이니만큼 저자는 마치 덩리쥔을 자신의 지인처럼 가깝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덩리쥔에게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이입할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객관적이지 않다고 보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낮에는 덩샤오핑, 밤에는 덩리쥔
1970~1980년대, 덩리쥔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타이완은 물론, 홍콩과 화교들이 많이 사는 동남아시아, 타이완과 정치적으로 대립하며 민간 교류조차 없던 중국에서도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막 개혁 개방이 시작되던 중국에서 “낮에는 덩샤오핑이, 밤에는 덩리쥔이 지배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당시 중국에서 덩리쥔의 노래가 금지곡이었다는 것, 덩리쥔은 1995년 사망할 때까지 평생 중국 땅을 밟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덩리쥔은 일본 가요계에도 진출했다. 그저 ‘진출’만 한 것이 아니라 전성기에는 싱글 앨범의 판매고가 200만 장에 이를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에는 덩리쥔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이 덩리쥔이라는 가수를 인식한 것은 리밍黎明과 장만위張曼玉 주연의 로맨스 영화「첨밀밀」(1996, 한국에는 1997년에 개봉)을 통해서다. 제목마저 덩리쥔의 히트곡에서 따온 이 영화에는 덩리쥔의 노래가 여러 곡 삽입되었다. 덩리쥔의 노래는 두 주인공의 엇갈리는 인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을 수 없었던 사랑을 드러내는 매개체이자 상징물로서 관객의 가슴을 적신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배운 적이 있다면 덩리쥔이라는 이름을 모를 수 없다. 덩리쥔의 대표곡인 <첨밀밀>은 초급 중국어 교재에서 반드시 배우고 넘어가는 노래다. 가사가 쉽고 따라 부르기도 좋은 데다 다들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유명한 곡이기 때문이다.
각색되고 왜곡된 덩리쥔의 수많은 모습
이 책의 역자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기도 했고 중국어 가요에 관심도 많은 편이라 스스로 덩리쥔의 노래도, 덩리쥔이라는 가수도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번역하면서 내가 덩리쥔을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얼마나 단편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알던 덩리쥔은 언론매체가 세상에 보여준 모습일 뿐이었다. 실제 덩리쥔의 아주 작은 부분이거나 심지어 제멋대로 각색하고 왜곡한 내용이었던 것이다”라고 역자 후기에 쓰고 있다. 즉 이 책